우크라 포로 중국인 용병에 中 정부 난처… 평화중재 이미지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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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만 원’ 틱톡 광고에 응해 참전… 속았다”
“러시아에게 받은 현금카드 사실상 인출 불가”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5 17:47:59

▲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된 중국인 러시아 용병 장런보(왼쪽)와 왕광쥔(우측)이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 용병으로 싸우다 포로가 된 중국인 2명이 러시아에 속았다고 주장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장런보(27)와 왕광쥔(34)은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국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경험을 공개했다. 장씨는 작년 12월 관광 목적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일주일간 머물던 중 입대 시 200만 루블(약 3460만 원)을 약속한 광고를 보고 자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는 돈을 쓸 수 없었다. "20만 루블(약 346만 원)이 입금된 카드를 받았지만 러시아인들이 연료비 등 명목 아래 카드와 연동된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주기적으로 가져가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두 포로는 "러시아가 우리에게 말한 게 모두 거짓말"이라면서 "러시아는 스스로의 주장처럼 강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가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입대 후 최전방 도네츠크로 배치된 장씨는 다른 외국인 병사들과 함께 생활했으며, 4월5일 첫 번째 전투 임무에서 생포됐다는 게 본인 주장이다. 왕씨의 경우 틱톡 광고를 본 후 중국에서 러시아 측 인사를 접촉해 용병 지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월 모스크바에 도착해 계약을 체결했으며 전투 경험도 무기를 잡아본 적도 없다고 한다. 러시아군 내 생활 조건 관련 질문에 두 포로 모두 물·전기 부족을 짚었으며 왕씨는 "새벽까지 일한 뒤 생쌀 한 줌 받았다"고 회상했다.

현재 키이우에서 전쟁 포로로 수용된 이들 두 중국인은 귀국을 원한다. 왕씨가 "돌아가 처벌받을 수 있음을 이해하고 각오도 돼 있다. 그래도 가족들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참전하려는 중국인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군에서 중국인 수백명이 싸우고 있다고 하자 "무책임한 발언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평화협상을 중재하는 이미지를 쌓아 온 중국 정부로선 매우 난처한 상황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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