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 이후 보수 진영의 차기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야권 주자가 누구냐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끌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구시장직을 수행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표적인 보수 대항마로 거론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인물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지만, ‘이재명 대항마’로서의 경쟁력은 홍준표 시장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핵심은 정치적 존재감과 대중 동원력, 프레임 주도 능력에 있다.
홍 시장은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국회의원 5선, 당 대표, 대선 후보를 지낸 보수 진영의 대표적 전투형 정치인이다. 직설적 화법과 대중적 메시지 구사 능력,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젊은층과의 소통 등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재명 대표처럼 강한 정치적 캐릭터를 상대할 경우, 정면 승부에 능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반면 한덕수 총리는 외교·경제·통상 분야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관료 출신으로, 국정 안정과 합리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도층 신뢰를 얻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 요구되는 정치적 감각, 지지층 결집 능력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당 기반이나 고정 지지층이 거의 없다시피 해, 본선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홍 시장의 약점도 뚜렷하다. 과거 막말 논란과 당내 계파 갈등, 지역 기반 편중 등은 확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홍 시장을 ‘보수의 극단’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가며 역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대표의 특유의 선명한 진보 프레임과 맞물릴 경우, 중도 표심이 흔들릴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의 정치 지형은 강한 메시지와 확실한 정체성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여권 내 권력 공백 상황 속에서, 조용하고 무난한 후보보다는 명확한 정치적 선을 긋는 인물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표와의 대결이 ‘차분한 관료 vs 선명한 진보 정치인’의 구도로 흐를 경우, 보수 진영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차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어떤 프레임과 전략을 택하느냐에 따라 주자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의 기류를 감안할 때, 대중성과 정치적 전투력 측면에서 홍준표 시장이 한덕수 총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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