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매킬로이의 '폭풍' 눈물… "평생의 꿈 이뤘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골프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달성

맹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4 15:21:36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평생 꿈꿔온 순간이 이뤄졌다"며 감격해 눈물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감정 소모가 많은 한 주였다. 롤러코스터 같은 라운드,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경기 끝에 '최후의 승자'가 돼 앉아있는 것이 기쁘다"며 "꿈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킬로이는 이날 열린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파를 지킨 로즈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17번의 도전 끝에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가 따낸 첫 우승이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11년 만에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곳에서 우승한 걸 TV로 보면서 제 또래라면 그의 뒤를 잇고 싶은 꿈을 가졌을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하며 '이 멋진 옷(우승자에게 주는 그린 재킷)을 입을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 골프 인생에서 단연 최고의 날"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2014년 8월 이후 늘 부담감을 안고 살아왔다. 단순히 다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아니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과제가 있었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그린 재킷을 입는 걸 지켜보는 게 쉽지 않았지만, 매년 이 대회를 긍정적으로 맞이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를 '가장 긴장된 날'이었다고 매킬로이는 고백했다.

"1번 홀을 시작할 때 상상하는 모든 감정이 다 있었고, 속이 꽉 막힌 듯 입맛도 없었다. 다리가 휘청이는 느낌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갖게 된 건 "매년 오거스타에서 쌓인 경험으로 필요한 샷을 편안하게 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매킬로이는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이 대회에서는 어프로치샷이 뛰어난 선수가 결국 우승하더라"하면서 "이번 주 어프로치 플레이가 꽤 좋았고, 마지막 몇 홀에서도 잘 드러난 것 같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최고의 샷'으로는 3번 홀(파4)의 두 번째 샷을 직접 꼽았다. 1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했던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결국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오르막 경사를 넘겨야 하는 어려운 두 번째 샷을 남겼는데 정확히 판단해 버디로 연결했다"면서 "초반이긴 했지만,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매클로이는 말했다.

연장전 승리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후 그대로 18번 홀 그린에 무릎을 꿇고 한참을 오열한 이에 대해 매킬로이는 '안도'의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적어도 11년, 아니면 14년간 쌓인 감정의 분출이었다."

매킬로이가 말한 '14년'은 이전까지 그가 마스터스 우승에 가장 가까웠던 2011년 이후 현재까지 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4타 앞선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라운드 후반 난조를 보이며 80타에 머물러 공동 15위로 떨어진 뼈아픈 경험이 있다.

매킬로이는 “그 해의 일요일로 돌아가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 길을 계속 가. 믿음을 잃지 마"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든 소년, 소녀에게도 말하고 싶다. 자신의 꿈을 믿고, 계속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고 말했다.

이어 매킬로이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 것, 실망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것에 스스로 자랑스럽다"면서 "저는 낙관주의자이고, 그걸 증명한 하루"라고 덧붙였다.

그 11년 사이 매킬로이는 우즈나 잭 니클라우스(미국)나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대선배들에게서 “너도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거야”라는 말을 들은 바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영광이지만 감당하기 버거웠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런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보이는 그는 "매년 마스터스 주간의 '소음'과 기대에 익숙해졌고, 이제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는 것 같다"며 오랜 동안의 마음의 짐을 벗은 듯 보였다.

매킬로이는 "이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앞으로는 매년 이곳에 돌아오는 데 좀 더 자유로운 마음이 될 것 같아 기쁘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게 될 내년을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맹세희 기자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