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억윤 건국대 교수
▲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공교롭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와 멋진 승부 대결을 기대했던 새로운 황제 로리 맥킬로이(세계1위)와 구 황제인 타이거 우즈와의 경기는 상위권 다툼에서 밀려났다. 그 대신 필 미켈슨과 부바왓슨의 두 왼손잡이 골퍼에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했다.
최근 상승 무드로 기대를 모았던 타이거 우즈는 마스터스 그린 자켓에 대한 강한집념과 의지를 보이면서 재기에 성공하겠다는 부담감이 너무 커 심리적 압박감으로 풀리지 않는 경기를 한 것으로 판단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 중 특별히 타이거 우즈의 퍼팅 내용을 분석해 보면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퍼팅’시에 안정적인 눈 깜박임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퍼팅미스로 점수를 많이 잃어버리게 됐다. 우즈는 감각적으로 작용하던 눈 깜박임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갖고 자신감을 되찾아 전성기 당시의 퍼팅 성공률을 높여 왔었다.
왼손잡이 황제다운 멋진 플레이로 마지막 날 버디 3개를 기록하며 우승컵에 거의 다가갔던 필 미켈슨은 안타깝게도 최종 라운드 4번홀(파3)에서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다가 눈앞에 다잡은 토끼(우승컵)를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 부바 왓슨(34·미국)이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대회(총상금 800만 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거머쥔 뒤 모자를 들어 관중의 성원에 답례하고 있다.
▲ 지난해 마스터스 토너먼트대회 우승자 찰 슈워젤(28·남아공·오른쪽)이 부바 왓슨(34·미국)에게 골퍼들의 꿈인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 부바왓슨이 우승을 확정지은 뒤 어머니 몰리 여사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제휴
티샷이 관중을 지나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는데 볼을 찾기는 했지만 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할 수 있었는데, 갈등하던 미켈슨은 계속되는 미스샷으로 5타만에 겨우 그린에 올릴 수 있었다.
결국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로 홀 아웃하게 됐다. 이를 보기로 막기만 했더라면 연장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생애 4번째 그린 자켓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끝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신·구 황제들의 접전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은 시원한 장타로 일관하면서 드라마 같은 추격전을 펼친 부바왓슨은 황제들이 뒤로 물러나 있는 가운데 1위로 앞서가던 남아공 루이우스투이젠을 연장접전 끝에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위로 가고 있던 루이우스투이젠은 왓슨의 맹추격에 당황한 탓인지 연장 2번째 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면서 부바왓슨에게 우승컵을 내어주었다. 2002년 PGA에 입성한 이후 투어 통산3승을 기록한 바 있는 부바왓슨은 메이저 대회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신예 골퍼였으나 이날 새로운 루키의 탄생을 축하하는 갤러리들의 환호성 속에서 그린 자켓의 주인공이 되며 생애 최고의 성과를 이루는 쾌거로 마스터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신이 점지한다는 세계 최고의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우승의 영예와 약 16억3000만원의 상금도 챙겼다. 또 마이크 위어, 필 미켈슨에 이어 왼손잡이 골퍼로서는 3번째 우승자로 기록되는 영예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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