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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 간 합작법인 설립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 제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국내 소비자 정보를 차단하는 조건을 부과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 왜곡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해 시정조치를 설계한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이번 결합은 지마켓-알리 합작회사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공동 지배하는 구조다. 지마켓은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고, 알리익스프레스는 해외직구 플랫폼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37.1%를 기록 중이다. 지마켓은 3.9% 점유율로 4위 사업자다.
합작 이후 양사 점유율은 41%로 상승하며 단일 사업자로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특히 중국발 해외직구 비중이 2022년 35%에서 2024년 60%로 늘어나고 있어, 알리바바 중심의 시장 쏠림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공정위는 단순한 점유율 합산 효과보다 데이터 결합에 주목했다. 지마켓은 국내에서 20년 이상 사업을 운영하며 5000만 명이 넘는 회원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200여 개국에서 축적한 구매 데이터와 알리바바 그룹의 AI·클라우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데이터가 통합될 경우, 정밀한 개인 맞춤형 광고와 인터페이스 개발로 신규 이용자 유입이 급증하고, 네트워크 효과가 배가돼 경쟁사업자 이탈과 진입장벽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국내외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역시 경쟁 제한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주요 시정조치는 △G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의 독립 운영 △국내 소비자 데이터의 기술적 분리 △상호 간 데이터 이용 금지 △소비자에게 데이터 활용에 대한 실질적 선택권 부여 △개인정보 보호·보안 노력 수준 유지 등이다. 시정명령은 3년간 유효하며 필요 시 연장 가능하다. 이행 상황은 합작회사가 설치하는 이행감독위원회를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받는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와 경쟁 왜곡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국내 판매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역직구 시장을 확대할 기회도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기에서 데이터 결합의 경쟁제한 효과를 본격적으로 심사하고 시정조치를 설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정위는 향후 기업결합 심사 시 데이터 결합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를 지속해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소비자 후생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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