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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소용돌이를 통해 불안과 희망이 뒤엉킨 내면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해바라기’의 노란빛은 삶을 붙잡고자 한 고흐의 열망을 드러낸다.
파블로 피카소의 ‘청색 시대’ 속 푸른빛은 인간 존재의 고독과 슬픔을 압도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절망을 넘어선 감정의 울림을 남긴다.
인류사에서 미술과 심리학은 늘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자 영감을 주는 원천이었다. 미술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내면을 색과 선·형태로 드러내려 했고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려 했다.
신간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심리학의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고 그림의 언어로 마음을 읽어내는 시도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어떻게 우리의 정서와 사고를 이해하는 창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고흐의 격정적인 붓질은 우울과 광기의 흔적을, 피카소의 파격적인 형태 해체는 인간 내면의 분열과 재구성을 드러낸다. 또한 화가의 자화상 속 눈빛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간 보편의 질문을 던진다.
미술 작품 앞에서 우리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래전 잊힌 기억을 불러내기도 하고 불안이나 위안을 달래기도 한다. 미술 작품 앞에서 매혹되는가 하면 때로는 거부감을 느낀다.
이렇듯 미술관은 인간 정신의 비밀이 응축된 공간이며 그림은 마음의 거울이자 심리학의 생생한 텍스트다. 책은 ‘살아 있는 심리학 강의실’ 미술관에서 예술과 인간 이해의 경계를 허물며 그림 속 마음과 마음속 그림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흥미롭게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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