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전 태평양 육군사령관 “주한미군·한국군 역할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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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PAC-3 중동 순환 배치, 역할 변화 신호탄 ‘안보공백’”우려
“한국군·한미동맹·연합훈련·연습 전 세계 유일무이, 한국군도 조정되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6 13:28:06

▲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0차 세종국가전략포럼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에 참석한 찰스 플린 전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이 오찬연설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찰스 A. 플린(Charles A. Flynn) 전 태평양 육군 사령관은 미국 (육군 대장) 주한 미군 부대 편성 뿐만 아니라 한국군 또한 역내 역량을 재고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주한 미군이 한반도 안보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언급한 것이다.

실제 이날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Patriot Advanced Capability-3·PAC-3)의 중동 임시 재배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한 미군 자산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되는 첫 사례로 미국의 글로벌 방어 우선순위 변화와 전략에 따라 주한 미군 편성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배치한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포대가 중동으로 순환 배치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패트리엇 포대가 주한미군으로 처음 배치된 이후 1개 포대 이상 적지 않은 수량이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첫 사례이다. 주한미군 패트리엇은 총 8개 포대로 구성되어 총 64기(PAC-2, PAC-3)가 최근까지 한반도에 배치되어 있다. 주한미군 역할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이 같은 조짐이 가시화한 건 플린 전 사령관 3일 세종연구소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를 주제로 개최한 제40차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이 전환되어 군사력 운영이 한반도가 아닌 동북아로 확대되고 주한미군 첨단 전력이 미국의 필요에 따라 전 세계로 재배치될 것이라는 논조의 강연을 했다.

플린 전 사령관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안보 상황과 관련, 한미동맹도 변화해야 한다”라며 “2만8500명이라는 주한 미군 숫자보다 부대 편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주한미군 편성 관련 주한 미군의 역할을 한반도에 국한할 게 아니라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플린 전 사령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의 동생으로도 유명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플린 전 사령관은 “주한 미군이 주둔한 한국은 군사적으로 이러한 성격을 띤 유일한 입지”라며 “주한 미군이 한반도 안보에만 국한할 게 아니라 지역(동북아)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우리가 처한 안보 환경에 대처하는 데 필요하고 위기 발생 시 한미 양국이 공동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의 기반”이라며 “지금까지 (함께) 지역에서 여러 훈련을 했으나 아직 개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역내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도 했다. 플린 전 사령관은 “한미연합훈련과 다국적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 왔는데, 이런 군사동맹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반도의 안보뿐만 아니라 한국군 전력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협력을 통한 공동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혀다.

그는 “70년 동안 한미 동맹이 만든 한국군과 주한미군 간 연합연습 훈련을 통한 역내 안보 위기의 전방위 대응은 다시는 없는 유일무이한 역량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리 지역 내 평화가 유지·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린 전 사령관은 스카이데일리의 ‘주한미군 재배치’ 관련 별도 질의에는 “주한미군 관련 기조는 지속될 (continued) 것”이라고 밝혔다. ‘재배치’에 대해 구체적 대답을 피한 그는 “여러 단계로 나누어진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며 “우주 및 사이버공간에서의 다방면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본지의 관련 질의를 받고 “한국·일본이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한미 간 여러 딜과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핵 협의그룹(NCG)을 비롯해 한미일 3국 협력·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 바이든 행정부 당시 유지됐던 협력 노선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시화한 주한미군 재조정’에 대해 ‘안보공백’을 우려한 유 의원은 “많은 안보전문가들이 미국의 전략 우선 순위가 한반도가 아닌 대만, 중동에 집중될수록 북한은 역으로 우리의 안보 공백을 노리고 도발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라 미국의 국방전략이 급변하고 70년 한미동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우리 안보 전략을 이끌어 나갈 국방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한미군이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기존 역할이 바뀌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안보태세를 갖추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와 군도 한 치의 안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의 변화된 안보전략에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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