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유경 동물매개심리 상담사(이웅종동물매개치료센터 사업본부장)
문제는 이렇게 소통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심리치료가 더디고 힘들다는 사실이다. 신뢰가 아닌 두려움으로 가득 찬 관계에서 치료는 불안정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동물매개치료’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동물매개치료는 살아있고, 감정이 있고, 따뜻한 체온이 있는 동물과 사람이 서로 교감을 통해 대상자의 인지적, 사회적, 심리적, 신체적 발달과 적응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심리적, 정신적인 회복과 더불어 육체적 재활을 추구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 소년 료이치는 ‘치로리’라는 치료견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고 미국의 9·11 사태 피해자들 중 일부는 ‘티크바’라는 치료견의 도움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서 벗어났다.
내가 오랫동안 살았던 시드니의 유명한 로얄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에서 치료견으로 일하는 벤지와 밀리는 정기적으로 환자들을 방문해 치료견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 병원에서는 동물매개치료 효과에 자극 받아 더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다양한 조건의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계획하고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상처받은 환자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타인’이 아닌 친근한 ‘동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치료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것! 그것이 바로 동물매개치료의 시작이다.
동물매개치료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아지 대통령 이웅종교수다.
그는 한국의 반려동물문화 인식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사람으로 필자가 존경하는 사람이자 나의 베스트 친구이기도 하다. 한 동네에서 함께 자란 터라 그가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강아지를 좋아했던 것을 기억한다.

▲ “지금 동물매개치료과정에서 내담자가 상담목표를 세우고, 성취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손상된 자아를 치료하고 자신감과 자아 존중감을 갖게 되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아울러 현실생활에서 표출할 수 없었던 불만, 분노, 슬픔 등 여러가지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카타르시스의 효과를 보면서 동물매개치료의 기적을 보고 있다” [본문 중에서] [사진=필자제공]
그 어린 꼬마친구가 지금은 한국의 동물매개치료와 반려동물문화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이며,그가 내 친구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
그런 친구와 이웅종 동물매개치료센터에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동물매개심리상담사로 함께 땀 흘리며 일을 하는 건 내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이웅종동물매개치료센터에서 같이 일하면서 그리고 EBS 4부작 다큐 ‘감동수업 허그’에 출연하면서 직접 내담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통해 동물매개치료의 무궁한 가능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나는 지금 동물매개치료과정에서 내담자가 상담목표를 세우고, 성취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손상된 자아를 치료하고 자신감과 자아 존중감을 갖게 되는 현상과 현실생활에서 표출할 수 없었던 불만, 분노, 슬픔 등 여러가지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카타르시스의 효과를 보면서 동물매개치료의 기적을 보고 있다.
동물은 무조건의 사랑과 애정을 주지만 그 보답으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특히 강아지는 사람들과의 친화력이 대단히 높고 아주 직관적이며 다양한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와 관계를 쉽게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
강아지를 쓰다듬거나 씻기는 행동, 또는 함께 걷는 것을 통해 육체적인 활동과 사회성을 도모하고 동물을 매개로 해서 추억을 되새기거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도록 이끌어 말을 하게 함으로써 환자의 인지 능력을 높여주는 큰 효과가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애완견을 소유하고 있는 노인층이 그렇지 않는 노인층보다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적으며 보다 적은 의료용 약물을 소비한다고 한다.

▲ EBS 4부작 다큐 ‘감동수업 허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필자 [사진=EBS 방송화면 캡쳐]
동물매개치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선진국 등 해외에서 다양한 환자들의 재활 및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어 오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국내 여러 학회 및 동물매개치료센터 등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그 영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 지자체와 일반인들의 관심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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