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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에 인증되지 않은 비정품 베어링이 납품되고 일부는 실제 설비에까지 설치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전 안전과 품질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구매 구조 전반에 대한 손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안은 올해 초 울진 한울원전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고리·월성·한빛 등 4개 원전에서 동일한 문제가 추가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총 718개의 비순정 베어링이 납품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해당 베어링은 주로 소모성 자재로 분류돼 각 원전 본부가 개별 입찰 방식으로 납품을 받는 구조였다”며 “소모품 특성상 중앙품질관리시스템의 적용이 제한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8개 납품업체가 서로 다른 원전 본부에 공급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업체 간 공모 여부 등은 경찰 수사에서 규명될 것”이라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 언급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을 사기 및 원자력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특성상 업무방해 등 다른 혐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 사실관계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수원은 해당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본사 차원의 일괄 구매체계 도입 등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모든 자재가 일괄 구매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며 필요에 따라 지방 원전별 경쟁 입찰도 병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승우 부산시의원은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시민들이 원전 시스템을 어떻게 믿겠느냐. 예전 ‘원전마피아’ 논란처럼 시스템의 투명성이 의심받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원전은 안전이 생명인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주민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원자력 관련 기관에 강하게 요구했다”며 “불량 부품이 다시는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 납품 문제를 넘어 국가 주요 인프라의 신뢰성 문제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감사원 차원의 조사 필요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수사와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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