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1º
습도 75%
춘천 21º
습도 80%
안동 21º
습도 85%
부산 23º
습도 70%
)
정부 조직개편이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며 정책의 일관성을 해치고 특히 이번 경제부처 개편안은 재정 건전성과 금융정책의 독립성을 동시에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관료조직 간 권한 재배분에 머무는 개편이 아니라 재정 책임성과 금융감독 체계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국회 본관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정부 조직 개편안 토론회 ‘개편인가 개악인가?’에서 축사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 조직개편은 정권 업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가 경제 안정성을 높이는 제도여야 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적 감시와 입법 보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좌장을 맡은 이용모 건국대 교수를 비롯해 발제자 구민교 교수, 토론자로 김상봉 한성대 교수, 오창화 금융감독원 팀장, 이창욱 NH투자증권 노조위원장,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위원장, 안중기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등이 참석했다.
발제에 나선 구민교 서울대 교수는 “기획재정부를 쪼개 예산 권한을 기획예산처로 넘기면 재정정책이 정치 논리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GDP 대비 200%를 넘은 가계·기업 부채, 55%에 육박하는 정부부채를 관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전환하는 방안은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라 금융정책의 독립성과 거시경제 조정 기능을 약화할 위험이 크다”며 “결국 정치적 보상 논리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토론자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세부 문제를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기재부 분리 자체는 필요하지만 금융정책까지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것은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며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던 금융산업 정책 기능이 사라지면 감독 일변도의 기관만 남게 돼 시장 대응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창화 금융감독원 팀장은 “건전성 감독과 영업 행위 감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저축은행 사태, 사모펀드 사태처럼 동일한 사안에서 건전성과 영업 행위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분리하면 감독 공백과 기관 간 갈등만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욱 NH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현재도 금융회사는 2개의 감독기관 통제 아래에서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감독기관이 4개로 늘어나면 해외 진출은커녕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이 어려워진다. 금융산업 경쟁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위원장은 “금융소비자원을 분리해 공공 기관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금융사고 대응과 개인정보 유출 방지 같은 현안에서 신속 대응이 중요한데 새 기관으로 떼어내면 오히려 대응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중기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이재명 정부의 조직개편은 예산과 경제정책 기능을 분리해 부처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그러나 재정경제부의 정책 조정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크며 예산 기능을 보유하지 않은 재정경제부가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 조직개편의 본질적 문제를 권한 나누기로 규정하고 국가 재정 안정성과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모아졌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