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 한수원 사장, ‘웨스팅하우스 불공정 계약’ 논란 속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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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굴욕적·매국적 협정” 맹공…사퇴 압박 끝에 사직서 제출
체코 원전 수주 과정서 웨스팅하우스와 불평등 합의 의혹 불거져
후임 선임 절차 지연…한수원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전망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7 22:34:34

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사장이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계약 논란 끝에 사의를 표명했다.

17일 원전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황 사장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김정관 산업부 장관 제청과 이재명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날, 늦어도 이번 주 내에 사직이 처리될 전망이다.

황 사장은 2022년 8월 취임해 지난달 임기를 마쳤으나,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계약을 두고 민주당이 “원자력 기술 주권을 포기한 굴욕적 합의”라며 거세게 공세를 펴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논란의 발단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수주 과정에서 맺어진 협정이다. 합의문에는 △향후 50년간 원전 1기 수출 시마다 웨스팅하우스에 약 2400억 원(1억7500만 달러) 기술 사용료 지급 △약 9000억 원(6억5000만 달러) 규모 기자재 구매 의무 △북미·EU·영국·일본 등 주요 시장 독자 진출 포기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수출 시 미국 승인 필요 등의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국가 이익을 팔아넘긴 매국적 협정”이라며 황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임기가 끝난 기관장이 국가 에너지 안보의 미래를 좌우할 협상을 주도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한수원과 한국전력이 웨스팅하우스와 합의를 맺은 과정의 적법성을 조사 중이다. 김정관 장관은 “법과 규정을 준수했는지, 협상 절차가 적정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지난달 국회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정당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감내하고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사퇴가 불가피해졌다는 수순이다.

한편, 차기 한수원 사장 인선 절차가 공식화되지 않아 당분간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황 사장은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시절 비관료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한수원 사장에 발탁됐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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