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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처해 있다. 퍼펙트 스톰이란 여러 요인이 합쳐져 닥치는 초대형 경제 위기를 말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끌어내렸다. 0%대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의 평균 눈높이와 엇비슷한 수치이지만, 국내 주요 싱크탱크로서는 처음으로 0%대를 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0.8%이라는 수치는 석 달 전 전망치를 반 토막으로 낮춘 것으로, 미국 관세 충격과 구조적인 내수 침체 및 정치 불안 등 대내외 복합위기가 빠른 속도로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수출과 내수 양쪽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위기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14곳(70.9%)의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이하 대기업이 2021년 34곳(11.3%)에서 2024년 73곳(24.2%)으로 4년간 2배 이상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에서 번 돈으로 이자를 갚으면 남는 돈이 없다는 뜻이다. 대기업도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정부는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기업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법인세 인상 논란은 최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법인세 인상을 종합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데서 비롯됐다.
법인세율은 문재인정부 때 10∼25%로 인상됐다가 윤석열정부 때인 2023년부터 9∼24%로 낮아졌다. 구윤철 부총리는 감세 이후 법인세 세수가 지난해 40%나 줄었지만 성장이나 투자확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잘못된 진단이다.
지난 2년간 법인 세수가 41조 원 급감한 건 경기침체로 기업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2023년 상장사 영업이익은 47조 원으로 1년 전(84조 원)보다 44%나 쪼그라들었다. 불황으로 기업이 세금을 못 낼 지경에 몰렸다면 외려 세율을 낮춰 기업을 도와야 한다. KDI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이 3%p 낮아지면 성장은 3.4% 높아진다.
법인세를 올린다고 세수가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문 정부가 2017년 최고세율을 3%p 올렸지만 2019년 세수는 목표 대비 7조 원 덜 걷혔다. 한국 최고세율 24%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21.5%)을 웃돌고 경쟁국인 일본(23.2%), 독일(15.8%), 대만(20%)보다 높다.
따라서 지금은 법인세 인상 시기가 아니다. 한국 경제는 복합위기에 처했다고 할 정도로 불황이다. 경기가 나쁠 때는 기업이나 민간에서 세금을 부담하기 어렵기에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경기가 나쁠 때는 정부가 재정을 통해서 역할을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경기가 다시 좋아졌을 때 부족한 부분을 민간이나 기업에 다시 세금으로 부과하는 게 순리 아니겠는가.
이재명정부는 차제에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힘쓰길 당부한다. 과감한 규제 혁파다.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산업 현장을 ‘불법 파업장’으로 만들 개연성이 짙다. 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은 해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의 한국행을 막는 대표적 규제 ‘대못’으로 꼽힌다. CEO를 처벌하는 법에 많은 외국 CEO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을 자유롭게 해 고용 창출 등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정책 수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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