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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철회하면서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 같은 날 상반된 운명을 맞은 두 후보자를 통해 이재명정부의 인사 기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과연 이 정부의 인사 철학은 무엇인가.
이진숙 후보자는 논문 표절, 자녀 불법 조기유학, 교육 정책 이해도 부족 등으로 낙마했다. 국민추천제를 통해 발탁된 첫 교육부 장관 후보였던 만큼 상징적 의미가 컸지만 결국 ‘유능함’이라는 대통령의 인사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교육계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자진 사퇴 요구가 거셌고, 청문회에서 드러난 전문성 부족은 결정적이었다.
반면 강선우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논란, 거짓 해명 의혹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대통령실은 이를 ‘의혹 수준’으로 규정하며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해석이다. 보좌진에게 음식물 쓰레기 처리, 변기 비데 수리 등 사적 잡무를 지시한 것은 명백한 갑질 행위다. 더욱이 청문회에서 해명을 번복하고 전직 보좌진의 재취업을 방해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두 후보자에 대한 상반된 처리는 이재명정부 인사의 이중 잣대를 보여준다.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선 ‘능력주의’를 들이댔지만, 강선우 후보자의 경우를 보면 ‘인성’은 평가 기준이 아닌 듯하다. 실사구시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에게 정작 사람의 됨됨이는 실사구시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 보좌진을 인격체가 아닌 도구로 취급한 자가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진다.
결정적으로 의혹을 키운 것은 강 후보자의 ‘현역 의원’ 신분이다. 2005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현직 의원이 장관 지명에서 낙마한 사례는 없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현역 의원 낙마’의 첫 사례라는 정치적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은 국민 눈높이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보좌진협의회 역대 회장단까지 나서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무시했다. 민주당 보좌진들이 ‘제2의 조국 사태’를 우려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동업자 의식’으로 강 후보자를 감쌌다. 김병기 원내대표의 ”장관 결격 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권력 앞에서 약자인 보좌진들의 고발을 외면하고, ‘내 사람’만 지키는 것이 이재명식 실용주의의 본질인가. 강 후보자는 과거 “일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게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의 보좌진에게는 인격적 모독을 가했다. 이런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인 자가 여가부 수장이 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내 사람은 무조건 지킨다는 이재명식 실용주의의 민낯”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다수 국민의 분노를 자아낼 정도로 인성에 문제가 있어도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것이 이재명정부 인사의 기준인가. 정부는 “임명 여부와 현역 의원 신분은 별개”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갑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전국의 보좌진과 노동자들에게 “이 정도 갑질은 참아야 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인사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 ‘의혹 수준’이라며 갑질을 용인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현역 의원이든 아니든 공직자의 품격과 도덕성을 엄중히 따져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부가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강선우 후보자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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