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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불닭소스에서 저당 드레싱까지, K-소스가 국내외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한류 열풍과 더불어 매운맛과 건강 지향 트렌드가 결합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K-소스 수출은 물론 내수 실적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스류 수출 규모는 3억9976만달러(5500억원)로 전년보다 3.6% 증가해 사상 최대 수출액을 갈아치웠다. 국내 소스 시장 규모 또한 2019년 1조3700억 원에서 2022년에는 2조10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수출 상위 품목은 불닭, 떡볶이, 비빔장류, 삼겹살용 소스 등이다. 한류 콘텐츠를 즐기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한국식 매운맛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삼양식품의 불닭소스는 라면을 넘어 단품 소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불닭소스와 스낵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불닭 소스’ 성장세에 맞춰 소스 전문 기업 지앤에프(G&F) 인수를 추진 중이다. 전용 생산 및 R&D 역량을 확보해 소스 사업을 그룹의 주력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 1분기 삼양식품의 소스·조미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6% 급증한 168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짜파게티, 김치사발면 등과 함께 떡볶이소스, 김치양념을 북미·유럽 시장에 집중 수출하며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식품사업에서만 2조1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비고 고추장과 불고기양념 등 K-소스류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며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60여 개국에 K-소스를 수출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매운맛 강도를 조절하고, 익숙한 튜브형 포장 상품을 선보이는 등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저당·저나트륨 소스 라인을 강화해 건강을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도 발맞추고 있다.
맛과 동시에 건강을 겨냥한 제품도 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비비드키친’ 브랜드를 통해 당류를 최대 86% 줄인 저당 양념 7종을 선보이며 B2B와 수출을 동시에 공략 중이다.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2.6배 증가한 148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수출 목표는 300억 원이다. 현재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B2C뿐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 대상으로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은 자체 저당 브랜드 ‘로우태그(LOWTAG)’를 통해 고추장, 된장찌개 양념, 맛간장 등 주요 장류를 저당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로우태그는 식약처 기준을 충족한 저당·저염 제품에 부착되는 엠블럼으로, 기존 대비 당류를 최대 86% 낮췄다. 오뚜기 역시 기존 마요네즈, 케첩류 대비 칼로리를 절반 이하로 낮춘 건강 지향형 소스를 출시했다. ‘라이트앤조이’ 브랜드를 론칭해 기존 대비 칼로리를 25% 이상 줄인 드레싱 3종을 선보였다.
국내 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집밥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간편하면서도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내는 ‘홈쿡용’ 소스 수요가 급증했다. 실제로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매운 불닭소스, 간장양념, 된장찌개 양념 등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롯데마트는 올해 들어 저당 소스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다이어트와 당 관리에 민감한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제품군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시장에서 ‘K-푸드’ 하면 라면이나 김치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불닭·떡볶이 등 매운 소스류를 중심으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매운맛을 넘어 건강, 채식, 저당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K-소스가 앞으로도 식품기업들의 실적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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