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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회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한 커트 보니것의 1973년 문제작 ‘챔피언들의 아침식사’가 출간됐다. 보니것이 자신의 51번째 생일에 스스로에게 선물한 작품이기도 한 이 소설은 황금만능주의와 권력욕에 빠진 사람들 사이에서 미쳐가는 자동차 딜러 드웨인 후버의 이야기다.
소설은 주인공 드웨인이 무명 SF 작가 킬고어 트라우트를 만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드웨인 후버는 자동차 딜러이자 성공한 사업가다. 그러나 아내는 몇 해 전 배수관 세척액을 마시고 자살했고 아들은 악명 높은 동성애자가 되어 집을 떠났다. 그에게 남은 대화 상대는 래브라도리트리버 한 마리뿐.
외로움에 휩싸인 드웨인은 무명 SF 작가 킬고어 트라우트의 소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읽은 후 이 소설의 설정이 이 세상을 설명하는 열쇠라고 믿게 된다.
즉 우주의 창조자가 이 세상을 실험체로 보고 인간이 기계들 사이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한다는 것이다.
전쟁, 인종차별, 환경파괴, 정신병, 자살, 부동산, 살인과 사기를 서슴지 않는 몰인간성, 문화자본의 퇴락 등 소설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은 지금 우리 시대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한편 텍스트의 복잡다단하고 기이한 분위기와 상반되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그림들은 미국 사회를 가장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 내용도 허구일 뿐이라는 아이러니한 메시지를 전한다.
‘챔피언들의 아침식사’는 보니것의 대표작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제5도살장’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보니것 세계관’을 구축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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