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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이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가운데 민주당이 사법부를 향해 노골적 압박에 나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을 두고 “정치적 고려가 의심된다”고 주장했고, 급기야 한 중진 의원은 “대법원이 대선에 등판하고 싶은가”라는 원색적 표현까지 쏟아 냈다.
이는 명백히 사법부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며, 대한민국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되는 우려스러운 행태다. 대법원이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판단을 미루는 것도 문제지만, 정상적 절차에 따른 판단 과정을 ‘정치적 시도’로 몰아가는 태도는 사법 독립을 근본에서부터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치가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입법부가 사법부를 마치 정치의 하위 기관인양 압박하는 모습은 국민의 마지막 기대마저 버리게 만들 수 있다. 실제 본지의 관련 사설에 게시된 주요 댓글 98개를 분석한 결과, 절반 가까운 49%가 사법부에 대한 극심한 불신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세균 군집” “썩은 똥물” 등 격한 표현이 넘쳐나고, 체제 자체에 대한 절망감까지 드러났다.
또한 댓글의 26.5%는 “결국 무죄로 끝날 것”이라는 냉소를 보였으며, 15.3%는 사법부에 대한 절망감에 국가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나마 실낱같은 기대를 드러낸 비율은 9.2%에 불과했다. 종합하면 90% 이상이 사법부에 대해 불신 또는 비관적 인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국민의 불신은 최근 헌법재판소가 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 당시 많은 국민은 여러 가지 정황 상 기각을 예상했다. 하지만 파면 결정이 내려지면서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회의감이 퍼졌다. 그 여파로 이재명 재판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다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심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적 신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대선이 치러지고 만일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후 그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재선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60일 이내 재선거가 치러져야 하며, 그에 따른 정국 혼란과 국정 공백은 불가피하다.
재선거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도 국민의 부담이다. 지난 대선에만 38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으며, 이와 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적 불확실성이 국민 전체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은 민주당에도 손해가 아닐 수 있다. 유죄 여부가 후보 등록 전에 가려진다면 당은 전략적 판단과 후보 교체 등의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판결이 늦어져 유죄 확정이 선거 이후 이뤄지면 당 전체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대법원을 향해 “속도전” “정치적 개입”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사법부를 정치의 구도 속에 끌어들이는 시도로 비칠 수 있으며 사법 독립 원칙을 훼손하는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현재 대법원에 쏟아지는 국민의 불신이나 야당의 겁박은 결코 정상적인 법치주의의 현실이라 말할 수 없다. 사법부는 더 이상 정치적 고려나 눈치를 볼 여유가 없다. 이번 상고심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사법 정의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다. 대법원은 법과 증거, 헌법적 양심에 따라 신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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