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재인 전 대통령 2억 여원 뇌물수수 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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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전 의원 불구속 기소
딸 문다혜 씨·전 사위 기소유예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4 14:00:55

전주지방검찰청이 24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실소유하는 태국계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전 사위 서 씨를 임원으로 특혜 취업시킨 뒤 급여와 주거비 명목으로 약 2억 1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배상윤 부장검사)는 문 전 대통령이 서씨 취업 이후로 딸 다혜 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중단했으므로 서씨가 받은 급여·주거비 등이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서씨는 임원 채용으로 받은 급여 등을 바탕으로 임대 목적의 부동산 매입 등 생계 유지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봤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감찰을 담당하는 청와대의 민정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 대통령경호처 등을 통해 서 씨의 채용 및 태국 이주 과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덧붙여 서 씨와 다혜 씨가 단순히 정해진 뇌물을 받는 수동적 지위에 그치지 않고 이 전 의원으로부터 받을 경제적 이익의 내용·규모에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등 뇌물의 단순 수혜자를 넘어 범행의 전체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봤다.

검찰은 특히 타이이스타젯이 임직원 채용 계획이나 필요가 없었음에도 이 전 의원 지시로 경력·능력을 전혀 갖추지 못한 서 씨를 상무로 채용했다며 서 씨 채용이 특혜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서 씨를 채용한 이상직 전 의원을 뇌물공여죄·업무상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 씨와 전 사위인 서 씨는 기소유예(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이 포괄적 권한을 행사해 자녀 부부의 해외 이주를 지원하는 특혜를 제공받은 것”이라며 “적법한 수사를 통해 공무원 신분인 대통령과 뇌물 공여자만 기소하는 등 기소권을 절제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통령의 딸과 전 사위는 공범이지만 대통령과 공여자인 이 전 의원을 기소함으로써 국가형벌권 행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부연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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