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억윤 건국대 교수
▲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우리나라 회원제 골프장의 입회금 반환사태 문제가 그것이다.
조선일보는 최근 경제면에서 입회금 반환문제 사태가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 섞인 기사를 보도했다. ‘올 환매대란 올 것인가’라는 제하의 이 기사는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반토막이라는 현재의 상황도 소개했다.
골프장 회원권 시세는 5년 전에 비해 평균 53%정도 떨어져 만기가 도래한 회원들이 골프장 회원권을 반납하고 더 싼값에 재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시 말해 회원권거래소에서 5년전 4500만원을 주고 샀던 골프장회원권을 지난해 11월에 반납하고 돈을 돌려받은 뒤 3700만원에 같은 골프장 회원권을 다시 사는 경우다.
회원권 환매대란 원인 복합적
이는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여파도 있지만 지난번 골프정책 토론회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문제들과 연관선상에 있음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소위 ‘이상한 골프나라’인 한국의 비싼 그린피와 카트피, 식음료대 등 뿐만이 아니라 젊은 층의 골프인구 감소와 골프장 수요공급의 정책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 영향으로 인해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보다 훨씬 많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회원권을 골프장에 반납하고 다른 곳에서 낮은 가격으로 다시 구입하게 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회원 입회시 내는 입회금은 골프장 측이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보증금 형태로 예치하는 금액이다.
따라서 골프장에서 관리하는 회원권은 일종의 부채라고 볼 수 있는데, 계약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반환해주어야 하는 전세 보증금과 같은 개념인 것이다.
은행도 골프장에 신규대출 제한
올해 골프장회원권 입회금 만기 도래액은 총 3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거듭 강조하지만 환매를 희망하는 회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회원제 골프장에는 신규대출을 규제하면서 기존 대출도 만기를 연장해 주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을 정도라고 한다.
▲ 골프 회원권을 보유하는 것이 로망인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 회원권 환매대란에 직면한 골프장들이 적지 않지만 골프장 수는 더 늘어나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불과 5년 전만 해도 골프장 회원권은 많은 골퍼들의 로망으로 투자 유망 상품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 하나 유의해서 볼 사안이 있다. 우리나라 골프 붐을 리드하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어 회원권 구매욕구를 움츠러들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골프 붐을 이어받아야 할 다음 세대는 스크린골프가 인기를 모으면서 내장 객수 자체를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골프장 수는 반대로 늘고 있다. 최근 들어 골프장 설립에 대한 규제 완화로 전국에는 400여 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곧 500개 이상의 골프장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필연적으로 무한 출혈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골프 수요의 진작과 제도의 정비 및 사업자들의 경영 합리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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