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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지역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9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비수도권 건설업계는 부실 위험에 직면했다. 건설 경기 침체로 PF 대출을 받은 아파트 사업장 상당수가 법원 경매에 넘겨지는 실정이다.
3일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3722가구로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만 1만9179가구가 쌓였고 이 가운데 경남과 경북이 각각 21%·13%씩 급증하면서 악성 미분양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2013년 9월 이후 최대치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침체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해 3000가구를 매입하겠다고 나섰지만 전체 물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 정치권에서 제시한 대책들도 실효성이 없어 미분양 증가세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악성 미분양 증가의 여파로 비수도권 건설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다. 주택 건설 사업장은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경기 침체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사업장이 법원 경매에 넘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전국 PF 사업장 385곳 중 68곳이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고 이 가운데 79%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경북과 경남에서도 시행사 자금난으로 아파트 착공조차 하지 못한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고 강릉과 원주에서도 대규모 개발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건설사와 시행사들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계약금 정액제·중도금 무이자 대출·경품 제공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구에서는 청약률 저조로 골드바와 자동차까지 내건 아파트 단지가 등장했 수도권에서도 계약금 지원과 중도금 대출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초강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물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세제 혜택 확대를 제시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LH 매입 정책만으로는 미분양 해소가 어렵다”며 “2009년과 같이 취득세 감면 및 양도세 면제 등의 파격적인 세금 감면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악성 미분양이 계속 증가할 경우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건설업계 부실화도 가속될 전망이다. 보다 강력한 정부 지원책과 금융권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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