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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대한 수출의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98.6%이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5.7%에 이른다. 그런데 올해 큰 폭의 수출 저조가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간)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WA)’ 행사에서 한국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국가에 대한 보편관세 10%는 5일 0시부터 적용된다. 또 국가별 상호관세는 9일 0시부터 발효된다. 이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와 근본적인 비 호혜적 대우로 인한 위협이 충족·해결·완화되었다고 판단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상호관세율은 한국 25%를 비롯해 일본 24%·중국 34%·유럽연합(EU) 20%·대만 32%·인도 26% 등이다. 일단 보편관세와 상호관세는 합산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도 단순 합산되지 않고 품목별 관세를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에 큰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정부는 향후 나라별로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미국에 시장을 모두 열어 준 상황에서 추가 협상의 카드가 많지 않은 게 한국의 실정이다.
수출 중심 경제체제인 한국은 대(對)미국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반도체·철강·알루미늄 등에 품목별 관세 25%가 부과되고 여타 상품에 매기는 상호관세 파고까지 덮치면서 비상사태를 맞게 됐다. 국가의 리더십이 ‘공백’인 상황에서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까지 사실상 무효화되면서 미국과의 새로운 통상 규칙을 수립하는 동시에,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중·장기 대책이 긴요하다. 세계 10대 무역국인 우리나라는 40%에 육박하는 미국과 중국(G2) 수출 비중을 완화해야 한다. 전체 수출에서 미·중 양 대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부터 11년 동안 2017년 한 해를 제외하면 매년 37%를 넘었다. 특히 2020~21년엔 40%를 웃돌았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세계 GDP의 25%와 18%를 차지하는 큰 시장인 만큼 수출 비중도 클 수밖에 없지만 과도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중된 수출 구조는 다른 나라보다 외부 충격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원국이 27국인 EU 수출 비중이 미·중 두 나라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현실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개선할 여지가 많다.
여하튼 한국의 올해 수출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은 경제단체와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 일찍이 제기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관세 전쟁으로 상징되는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수출 우상향 모멘텀 유지를 위해 각국의 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상황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무역보험 공급 규모 확대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해 중소기업 수입자금 대출 보증·환변동보험 한도 상향·환변동 보험료 특별 할인 등의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정보 제공·컨설팅·취득 비용 등 해외인증 원스톱 지원 창구도 넓혀 수출 기업의 편의를 제고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기술력 향상과 수출선 다변화 등을 통한 안정적인 수출 증대 및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여야 간 소모적 정쟁을 접어 국정 안정을 기하고, 기업하기 좋은 법과 제도 등으로 뒷받침에 힘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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