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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출시되고 인공지능(AI)이 정보기술(IT) 산업을 넘어 생활 속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지도 시간이 제법 지났다.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보급되고 있고 최근에는 ‘딥시크 쇼크’로 AI 산업이 반환점을 돌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AI 전문가를 만나 AI의 현주소와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 봤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서동민 박사를 만났다. 서동민 박사는 현재 KISTI AI 데이터연구팀에서 인공지능과 생성형 AI 기반의 활용 서비스를 개발하는 책임 연구원이다.
서동민 박사는 15년째 AI 연구·개발에 몸담아 왔으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응용 AI 전공책임 교수로 활동하며 AI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한국 콘텐츠학회 부회장으로 AI 기술이 콘텐츠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 산·학·연 협력을 통해 일반인 대상 AI 교육도 진행 중이다.
AI에 의한 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AI는 이미 생각보다 깊숙이 자리 잡았으며 학계와 업계에서는 이를 ‘점진적 혁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화·자동화 기술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창작·의료·금융·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계에서는 AI가 연구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천문 데이터 분석·기후 변화 예측 등 기존에는 어려웠던 연구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단순한 챗봇을 넘어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코드 개발·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까지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반인 AI 교육에선 어떤 반응이 나오나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하면서 느끼는 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AI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AI가 학계나 업계에서 큰 화제이고, 뉴스에도 매일 나오지만 IT 분야와 관련 없는 일반인에게 “챗GPT가 뭔지 아세요?”라고 물어보면 의외로 모른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고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는데, 약 60명의 수강생 가운데 챗GPT를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두세 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일반인 대상 AI 보급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AI를 활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수준이 필요한가요
사람마다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나 수준은 다르지만 ‘어느 정도 써야 제대로 쓰는 것이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많지만 운전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검색엔진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도구를 써도 정보를 잘 찾아내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전을 잘 못한다고 자동차를 모른다고 하진 않고 검색을 잘 못한다고 검색엔진을 모른다고 하진 않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있다는 걸 알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만 있어도 저는 AI를 활용하고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를 모르는 일반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I를 경험하면서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AI는 이미 스마트폰이나 검색엔진 등 일상 깊숙이에 들어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AI를 어렵게 느끼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챗GPT 같은 AI 챗봇을 사용해 보거나 이미지 생성 AI를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학습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멀리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경험하며 익숙해져야 한다는 겁니다.
AI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이 AI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AI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 등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AI 교육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찾아보고 핵심 원리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AI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생성형 AI로 시험 답안을 작성하는 등 부작용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종종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과제를 줬더니 챗GPT에 “150자 내외로 편지 써 줘”라고 해서 제출하거나 친구들과 직접 영상을 만들어 보라는 과제에 영상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시험에서 문제를 직접 풀지 않고 생성형 AI를 몰래 사용하는 경우는 실제로 처벌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AI는 매우 편리한 도구이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교육의 본래 목적과는 어긋납니다. 그래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올바르게 활용할지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가 후원한 칸 아카데미에서는 생성형 AI가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대신 풀이 과정을 안내하고 그 방법이 맞지 않으면 다른 접근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이렇게 학습을 도와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며 우리도 학생들에게 이런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성형 AI가 일자리를 빼앗아 갈까요
이 질문은 학부모 대상 교육을 할 때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이
‘AI 때문에 내 아이가 나중에 일자리를 잃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합니다. 저는 직업이 사라질까를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어떻게 생성형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우려가 컸던 웹툰 분야를 보면, AI가 그림을 그릴 수는 있지만 아직은 인간이 가진 감성이나 스토리를 이어 가는 능력에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누가 더 잘 활용하느냐가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겁니다. 걱정보다는 활용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딥시크 쇼크로 중국 AI 산업이 주목받았습니다. 최근 10년간 출원된 생성형 AI 특허 중 70%가 중국 소유라는 뉴스도 있는데 중국이 AI 산업을 주도할까요
단순히 특허 수가 많다고 해서 그 나라의 AI 경쟁력이 높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중요한 건 AI가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혁신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적 돌파구를 얼마나 만들어 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직 중국이 AI 시장을 주도한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구자의 시각에서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개발한 딥시크 같은 경우는 기존 AI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준 사례도 있었고 막대한 인구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 중인 AI 스타트업을 보면 중국이 AI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직은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AI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글로벌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일부 핵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AI 반도체·자율주행·로봇·AI 기반 의료 기술 등에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을 이뤄 왔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는 접점에서 강점을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살리면 글로벌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어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훈련 데이터의 특성과 양에 따라 성능과 정체성이 크게 달라지는데 영어권 중심의 글로벌 모델과는 다른 방향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깊이 있는 이해도를 가진 AI가 한국 사회에 더 적합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감성·맥락·문화적 뉘앙스를 이해하는 ‘로컬 AI’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서 실질적 활용성과 사용자 경험 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기초 연구나 대형 AI 생태계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국가들과 격차가 있지만 우리는 유연한 산업 구조·빠른 디지털 수용성·높은 교육 수준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글로벌 AI 경쟁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AI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AI 혁명의 문턱에 서 있으며 앞으로 AI가 어떻게 발전하고 활용되는지에 따라 미래 사회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AI의 미래는 기술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인간의 선택과 철학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가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며 모두가 이 변화를 주도적으로 맞이할 준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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