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선진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고통 겪고 있습니다. 선진국 대부분은 부동산을 저축의 저장소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이 정말 안전할까요?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땅을 사세요. 더 이상 땅은 새로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데이비드 리카도는 생산적인 자본가와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 토지귀족으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1) 생산적인 소비를 하는 자본가
자본가는 생산적인 소비를 합니다. 자본가가 직원을 고용해 임금을 지불하죠. 직원은 열심히 일을 해서 물건을 생산하고 물건을 팔아 직원 인건비보다 더 많은 이윤이라는 잉여를 발생시킵니다. 잉여가 발생하면 이것은 생산적인 소비입니다.
2)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 토지귀족
토지귀족은 희소한 토지를 선점하고 매우 높은 지대를 매겨 잉여를 착취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토지는 귀족들이 대대로 물려받아 매매의 대상이 아니었죠. 그러니 희소한 토지에 높은 지대를 매기는 행위는 자본가의 잉여를 착취하는 행위라 봤던 겁니다. 그리고 귀족은 착취한 잉여를 사치스러운 생활에 낭비하니 생산적으로 가야할 부가 낭비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념이 바뀌는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GDP입니다. GDP=소비 + 투자 + 정부지출 + 순수출(수출-수입)입니다. GDP는 국부죠. GDP가 연속으로 2분기 이상 하락하면 침체입니다. 그러면서 침체라고 호들갑을 떱니다. 그리고 1년 이상 지속 하락하면 불황으로 접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난리가 납니다. 그러니 어느 정치인도 중앙은행 총재도 여기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대에 오면서 GDP가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GDP가 측정되기 시작하면서 이윤과 지대의 개념이 없어졌습니다. 이러면서 생산적인 것과 비생산적인 것을 가리지 않게 된 거죠. 그리고 정치인들은 GDP에만 도움이 된다면 비생산적인 일이라도 일단 지르고 보게 된 겁니다. 인류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제조업, 서비스업을 한다면 그것은 생산적인 투자이고 이윤을 만들어냅니다. 주식에 투자된 돈은 기업을 지탱하고 기업은 임금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해 물건을 만들고 물건이 팔려서 이윤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가져옵니다. 이윤은 생산적인 투자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는 과거의 지대이며 비생산적인 투자입니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생산성이 제조업의 R&D(연구개발)보다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은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희소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에 저축을 하면 생산성이 더 떨어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 오를수록 GDP는 떨어지게 되어 있죠. 부동산 투자는 전형적인 비생산적 투자입니다.
예를 들어 임금노동자의 월급은 크게 오르지 않는데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임금노동자는 빚을 얻어 아파트를 사게 될 겁니다. 임금노동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18평에서 24평 그리고 32평으로 평수를 늘려가며 새 아파트를 옮기게 되고 그때마다 그가 감당해야 할 이자는 크게 늘어납니다. 월급은 한계가 있는데 이자는 늘어나기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소비가 줄어들죠. 소비가 줄어들면 자본가들의 공장은 돌아가지 않고 임금노동자를 해고하거나 공장을 해외로 옮기게 됩니다. 문제는 아예 아파트조차 사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천정부지까지 오른 아파트 때문에 월세가 오르고 그로인해 가처분소득도 줄어들며 소비도 위축되지만 빈부격차로인한 자괴감도 늘어납니다.
그러나 개인은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왜냐하면 선진국들은 고령화가 되면서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반대로 GDP는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하죠. 그러니 기업의 잉여, 개인의 임금은 부동산에 저축을 합니다. 부동산의 차입도 GDP를 늘리기 때문입니다. 너도 나도 부동산을 사니 부동산 가격은 올라갑니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토지는 희소하니 토지에 저축하면 내 자산은 늘어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동산 부채의 증가는 가처분 소득 감소에 의한 소비의 감소를 가져오고 해외로 공장이 나가게 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개인이 아닌 국가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봅시다. GDP 성장률이 늘어날 때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관계가 없습니다. GDP규모에 비해 부채를 계산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GDP 성장률이 떨어지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해야 합니다. 생산성을 올려 성장률을 올리거나 부채를 줄여야죠. 그러나 생산성은 당장 올릴 수 없습니다. 이미 저출산, 고령화와 막대한 부동산 부채로 인해 가처분소득 감소로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결국 부채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은 끊임없이 오르고 청년세대는 부동산 랠리에서 소외됩니다. 사회에서는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고 생산성은 갈수록 더 떨어집니다. 이미 이때가 되면 늦어버립니다. 왜냐하면 부모 세대가 생산성과 임금을 증가시키는 경제 활동보다는 주택시장에 투자하며 저축을 낭비했기 때문이죠.
국가는 중산층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동산 가격을 끊임없이 올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부동산에 저축을 해 놓았던 중산층의 부가 한꺼번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은 부동산 의존도가 특히 높습니다. 부동산의 비중이 주식, 채권 등 현금성 자산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죠.
끝없이 늘어나는 부동산 가격을 지탱하지 못하면 어떤일이 일어날까요? 일본의 버블붕괴로 인한 잃어버린 30년이 되풀이되는 겁니다.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충격 이후 2012년에 하우스 푸어를 경험했습니다. 중국은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헝다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부채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중입니다.
부동산 호황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끝없이 오르는 부동산 가격이 지탱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맙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세계적인 침체를 가져왔던 것처럼 말이죠. 한국도 그로인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동산 침체는 한 번 오면 대응이 불가능하다는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부동산은 부채를 안고 사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은행대출이건 전세건 간에 말이죠.
주식에서 빚투하지 말라 했습니다. 왜냐하면 3배 레버리지를 썼다가 33%가 떨어지고 강제매매 당하면 아무리 그 후에 올라도 남는 것은 총자산의 1%만 남습니다. 부동산 침체는 더 문제입니다. 2008년 말부터 시작해 2016년도에 끝났으니까 말이죠. 가장 바닥은 2012년도였습니다. 부동산 침체는 아주 길다는 얘기죠. 당시 법원에 경매물건은 넘쳐났고 분양권은 마이너스피로 몇 억을 날린 이가 한 둘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 떨어진 만큼 원금상환을 해야 합니다. 아파트가 많을수록 금액은 더 커지죠. 부동산 침체가 시작되면 매매 자체가 안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호황기에는 좋은 방법이지만 침체를 한 번 겪으면 모든 재산이 한꺼번에 날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호황기에 적당한 가격에 팔고 월세 살다가 불황기에 저가에 진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전세보다 월세인 이유는 부동산 불황기에는 전세가 깡통주택 만나면 깡통주택 경매 넘겨도 결국 세입자가 선순위라 그 집을 낙찰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불황기에 저가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한 번 시작된 부동산 불황기가 얼마나 갈지 모른다는 게 가장 무서운 점입니다. 한국의 2012년처럼 8년으로 잠깐 끝날지 아니면 일본처럼 30년 이상 지속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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