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이 곧 백신… 통곡물 90g으로 암 예방

뉴스 > 제약·바이오·의료

보충제보다 식단이 먼저
가공육은 발암 1군 식품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2 10:51:59

식단이 곧 백신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암 예방 가이드북이 나왔다. 국립암센터는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가 검증을 기반으로 통곡물·채소·생선은 암 예방에 도움이 되고 가공육·탄 음식은 위험하다는 내용을 담은 식생활 백서를 발간했다.

22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식습관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를 다룬 최신 글로벌 연구 결과를 집대성하고 △숙명여대 김성은 교수 △서울대 이정은 교수 △이화여대 김유리 교수 등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이 총괄 집필했다.

이번 가이드북은 국립암센터와 대한암예방학회가 공동으로 제작했으며 제목은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지식교과서’이다. 해당 자료는 국립암센터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해당 지침서는 통곡물·채소·생선 등 암 예방에 도움 되는 식품부터 민물고기회·가공육·탄 음식 등 식이 발암 요인까지 총망라했다. 암 예방과 식품 사이의 관계를 100여 개 문답 형식으로 풀어냈다.

보고서는 지중해식 식단, 식물성 식단이 대체로 권장됐으며 생선은 일주일 2회 이상, 채소와 과일은 하루 400g 이상 섭취가 권장된다. 다만 절인 생선·직화구이·탄 음식 등은 발암물질 노출 가능성이 있어 피할 것을 권고했다.

김성은 숙명여대 교수는 “통곡물은 풍부한 식이섬유와 미량 영양소 덕분에 대장암 예방에 탁월하다”며 “특히 하루 90g의 통곡물을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7%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적색육(소고기·돼지고기)과 가공육(햄·소시지 등)은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발암 1군으로 적색육을 발암 2A군으로 분류한다.

이정은 서울대 교수는 “가공육을 하루 50g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18% 증가한다”며 “탄 음식이나 직화구이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를 생성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화여대 김유리 교수는 “암 예방은 특정 성분이나 보충제가 아닌 전체 식생활 패턴이 좌우한다”며 “건강기능식품이나 항산화 보충제를 과신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고용량 섭취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연구도 소개됐다. WHO와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식품을 통해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비타민과 미량 영양소가 가장 안전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양한광 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특정 음식이 암을 낫게 한다’는 식의 가짜 건강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며 “국민이 과학적 근거 없는 식습관에 휘둘리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정선 대한암예방학회 회장도 “암 예방의 70%는 생활습관 개선에서 시작된다”며 “이번 백서가 국민 건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