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카드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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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고금리·대출 문턱 상승 ‘삼중고’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7 13:26:38

▲ 서울 동대문패션타운 한 상가의 여러 점포가 공실인채 썰렁하다。스카이데일리

경기 악화와 고금리 여파로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취약해지면서 올해 1분기 카드사 연체율이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급전을 카드론 등으로 조달하는 서민이 늘어나면서 카드값과 대출 상환 부담이 커졌다. 카드사들은 연체율 급등에 대응해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2분기에도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의 3월 말 기준 연체율(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 1개월 이상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1분기 말 연체율은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1.94%)과 전 분기(1.87%) 대비 각각 0.21%p, 0.28%p 상승했다. 이는 2014년 하나카드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KB국민카드도 연체율이 1.61%로 뛰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전 분기(각각 1.31%) 대비 0.31%p 오른 수치로 2014년 말(1.62%)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신한카드 역시 1분기 말 연체율이 1.61%로, 지난해 동기(1.56%)보다 0.05%p, 전 분기(1.51%) 대비 0.10%p 상승해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우리카드는 더욱 심각하다. 1분기 연체율은 1.87%로 지난해 1분기(1.47%)와 지난해 말(1.44%)보다 각각 0.40%p, 0.43%p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카드값은 물론이고 고금리 대출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카드론 평균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개 주요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2022년 12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금리가 부담이 되면서 연체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진 것도 서민들의 연체율 상승을 부추겼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등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이후 계속 증가해 올해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3월에는 분기 말 부실채권 정리 등의 영향으로 42조372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보험계약대출 잔액도 급증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71조6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2년 말(68조1000억원)과 비교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연체율 급등에 대응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연체율 안정화는 쉽지 않다”며 “부실자산 정리와 다중채무 관리, 심사 기준 강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고객군별 모니터링 강화와 자산별 건전성 관리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전망은 어둡다. 경기 부진, 내수 침체, 대외 경제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2분기에도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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