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권력 후계 구도에 압바스 측근 온건·실용주의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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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 부의장 임명된 알셰이크, 美·이스라엘 소통 유리
아랍권 및 국제사회 ‘개혁’ 압력… 하마스와 거리두기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7 17:14:46

▲ 26일(현지시간) 라말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회의 개시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마흐무드 압바스(가운데) PLO 의장을 중심으로 왼쪽에서 세번째가 이번에 부의장에 임명된 후세인 알셰이크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초대 부의장에 마흐무드 압바스(89)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측근이 26일(현지시간) 임명됐다. AFP·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압바스는 이날 PLO 부의장(부통령 격)에 자신의 수석보좌관인 후세인 알셰이크를 앉혔다. 한때 테러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PLO지만 1990년대 이래 온전 실용주의를 지향하게 됐다. 하마스는 이 흐름에서 이탈해 있다.

알셰이크의 부상이 팔레스타인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PLO 최고 기관 즉 국가로 치면 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사무총장 알셰이크는 부의장 자리에 오름으로써 압바스 수반 유고시 PA 권력을 둘러싼 승계 경쟁에서 입지 강화가 예상되며 조직의 향후 변화도 가늠하게 해준다. 부의장직 신설은 PLO를 개혁하고 압바스 후계자를 임명하라는 국제사회의 오랜 압력에 따른 것이다. 아랍과 서방 주요국들이 가자전쟁 후 PA 역할 확대를 구상하면서 진행됐다.

PLO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1964년 결성된 후 국제사회에서 팔레스타인을 대표한다. 중동전쟁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지로 들어간 요르단강 서안의 절반 미만 지역에서 제한된 자치권을 행사해 온 PA 역시 PLO의 감독 대상이다. 하마스는 2006년 마지막으로 치러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해 가자지구을 통치해 왔으나 PLO 소속이 아니다. 따라서 무장세력일 뿐 무장정파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가자 주민 상당수가 반(反)하마스 시위에 나선 가운데 최근 압바스마저 하마스를 향해 이례적으로 원색적 욕설을 섞어 공개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압바스 수반 나이도 구순을 바라본다. 2004년 야세르 아라파트 PLO 의장 사망 후 압바스가 PA 수반과 PLO 의장을 겸직한 이래 후계자 지명 요구와 개혁 압박을 받아 왔다. 이번에 임명된 64세의 알셰이크는 PA를 장악한 파타당의 노련한 지도자이자 압바스와 가까운 사이로 통한다. 2022년 PLO 집행위 사무총장 겸 협상 부서 책임자로 임명됐으며 최근엔 해외 팔레스타인 외교사절단 감독을 위한 위원회의 수장 자리도 맡겨졌다. 실용주의자라는 점 또한 알셰이크 소개에서 빠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미국·이스라엘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어 왔고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10여년간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면서 히브리어까지 배웠다는 점 또한 강점이다. 팔레스타인 보안군 복무 경험도 있다. 알셰이크의 이런 면들이 팔레스타인 보안군과 대중의 신뢰를 얻을 만한 배경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알셰이크의 부의장 임명을 "개혁 조치"라며 환영했다. 사우디 외무부가 "이런 개혁조치는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노력, 무엇보다 1967년 국경을 따라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독립국가 수립의 자기 결정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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