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경유가 9주 연속 하락… 트럼프 공언대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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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10달러 넘게 떨어져 국내 유가 약세 이어져
러시아 에너지에 불리하면 우크라 협상에 유리할 수도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2 14:05:23

▲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9주 연속 동반 하락했다. 연합뉴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6∼10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58.6원으로, 전주 대비 6.5원 내렸다. 서울이 1723.2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1620.8원으로 가장 낮았다. 각각 전주보다 4.8원, 9.6원 하락한 수치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 주유소가 평균 1668.9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 1635.9원이 가장 저렴한 금액을 내걸었다. 경유 평균 가격도 전주보다 6.9원 내린 1524.7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미 에너지정보청이 석유 수요 감소 전망을 내놓으면서 크게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전주 대비 배럴당 10.2달러 하락한 64.3달러를 기록했으며 국제 휘발유 가격의 경우 71달러(10.4달러 하락),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78.2달러(8.8달러 하락)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흐름이 통상 2~3주 지나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대한석유협회에선 다음주 이후에도 국내 기름값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며칠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를 낮추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가 하락이 에너지가 주요 수출품목인 러시아를 압박해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여지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6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 71.03달러 대비 0.42달러(0.59%) 하락한 배럴당 70.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작년 12월2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0.32달러(0.43%) 내려간 7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트럼프가 국가 기도 조찬 모임에서 “유가 인하”를 장담한 이래 유가가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 역시 로이터에 “미국 내 시추 활동이 가속할 조짐은 없다”면서도 “원유 시장이 트럼프 발언에 놀랐다”고 표현했다. 시티그룹의 프란체스코 마르토치아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석유시장 약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가 줄곧 저렴한 에너지 가격을 물가·이자율·부채 문제의 핵심 해결책으로 지적한 점을 짚었다.

앞서 트럼프는 석유·가스 생산을 늘리겠다고 선언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전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에너지 공급 확대가 인플레이션 인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인하의 의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러시아계 주민 문제 등 나름의 군사행동 돌입 사유를 내세워 온 러시아가 행동에 나서도록 결정적 동기를 부여한 것은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정책 탓이라는 게 트럼프의 일관된 주장이다. 친환경 정책으로 상승한 유가가 러시아에겐 전쟁비용 조달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유경 기자 leey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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