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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돈(3.75g)에 93만 원을 넘기며 100만원 대를 바라봤던 금 가격이 최근 주춤하다. 향후 금값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연말엔 ‘1돈 100만원’ 진입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정 조건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 순금 1돈(24K) 매입가는 86만 원, 매도가는 73만 원이다. 앞서 18일 기준 93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국내 금 소매 시세는 20일 89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다음날인 21일에는 시세가 92만원 대로 급등했으나 장 마감 즈음 90만원 선을 가까스로 사수하며 이튿날인 22일에는 86만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한국시간 25일까지 국내 금 시세는 85만원~86만원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국제 금 현물(XAU/USD)은 온스당 약 4050~4150달러 범위에서 횡보 중이다. 국제 금 현물은 10월 중순 온스당 4381달러 내외로 사상 최고를 새로 쓴 직후 하루에 5~6% 급락하며 410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 국내 KRX 금 현물과 소매 시세도 급등 직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1돈 100만원’ 시대의 선행조건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국제 금 가격이 4200~4300달러대를 회복·안착해야 한다. 최근 급락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완화 전환 기대와 중앙은행 순매수 지속, 인도·중동 성수기 실물 수요는 가격 하방을 방어하고 상방 재시도를 유도할 요인이다. 둘째, 원/달러 환율이 1430원 내외에서 높게 유지되거나 추가 상승해야한다. 환율은 원화 기준 금가격의 승수효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셋째, 국내 실물 프리미엄(유통 마진·공임 포함)과 ‘김치 프리미엄’ 성격의 수급 불균형이 연말까지 지속돼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면 소매 기준 1돈 100만원 터치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대로 달러 급등과 미국 실질금리 상승, 위험자산 강세가 중첩되면 재차 70만원 후반~80만원대 초중반으로의 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은 ‘상승장의 호흡 조절’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금 시세는 연중 50%가 상승하는 등 누적된 상승폭이 비정상적으로 컸고, 그만큼 이익 실현 압력도 커진 영향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정책·지정학 리스크, 중앙은행 수요, 연말 성수기라는 구조적·계절적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 즉, 18일 ‘1돈 93만1000원’이라는 사상 최고가 기록 이후 숨을 고른 금값이 연말 문턱에서 100만원을 두드릴지, 달러와 실질금리의 방향이 마지막 열쇠가 될 전망이다.
상승 배경은 분명하다. 올해 내내 누적된 안전자산 선호와 정책 기대, 그리고 실물 수급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국 정부 셧다운·정책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금은 ‘최종 안전판’ 역할을 하며 10월 초 3900달러 선을 돌파했고 이어 사상 고점을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높아진 점은 국내 원화 금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을 보탰다.
중앙은행 매수는 2022년·2023년에 각각 1082톤, 1037톤으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뒤 2025년에도 순매수가 이어지는 추세가 확인됐다. 여기에 인도 다왈리 축제 등의 4분기 성수기 수요와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함께 맞물리며 ‘가격 상방 열기’에 기여했다.
최근의 급락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달러 강세 전환이다. 금은 달러 표시 자산이므로 달러가 강하면 동일 실물에 필요한 달러가 줄어 명목 금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강화된다. 둘째, 기술적 과열(과매수)과 포지션 재정비다. 10월 중순 고점 형성 직후 RSI 등 모멘텀 지표가 과열 구간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차익실현이 가시화됐다. 셋째, 위험자산 반등과 단기 이벤트 기대가 일부 안전자산 수요를 흡수했다. 이 조합이 ‘일중 6% 하락’이라는 10여 년 만의 변동성을 촉발했다. 다만 실물 수급이라는 구조적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공존한다.
국내 시장 특유의 ‘김치 프리미엄’도 변수다. 국제 시세 급등기에 KRX 금 현물은 g당 21만9900원까지 치솟으며 해외 대비 10%대 괴리가 확대됐다. 소매 유통망에서는 실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한때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연출됐고 그 결과 금 1돈의 소매가는 93만원 선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구조는 조정 시 낙폭을 제한하는 완충판 역할을 하면서도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괴리율 확대라는 리스크로도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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