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펜타닐 유통시킨 자국민들 사형시키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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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 사망자 유가족들 불러 처벌강화법 서명식… “역사적 행보”
習, 6년 전 단속 약속 뿐… 한층 강력해진 美 법 대응책 주목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7 15:28:47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펜타닐 처벌을 강화한 새 법에 서명한 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펜타닐의 불법 유통에 한층 철퇴를 가할 ‘모든 치명적 밀매를 중단하라’(HALT·Halt All Lenthal Trafficking)에 서명했다. 이 법은 펜타닐 관련 물질 전부를 마약으로 분류해 처벌을 강화하도록 규정한다. 펜타닐 남용으로 숨진 유가족들이 서명식에 참석해 사연을 전하자 트럼프가 이날의 서명을 “펜타닐이라는 재앙이 건드린 모든 가족을 위한 정의 실현의 역사적 행보”로 표현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펜타닐 재료 생산국이다. 남미 마약 카르텔과의 연계성 규제를 미국이 촉구해 왔지만 소용 없었다. 트럼프는 대중 관세 중 20%가 펜타닐로 미국에 끼친 피해를 배상하게 만들고자 한 것이라면서 “중국이 관세를 내기보다 결국 펜타닐을 만들어 직·간접으로 우리 미국에 보낸 사람들을 사형하는 쪽으로 가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첫 임기 때 중국과 그런 합의를 했지만 다른 사람이 대통령에 올라 합의가 무산됐다”는 말을 덧붙였다.

트럼프는 2018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펜타닐 규제 강화를 요구해 답을 받아냈었다. 당시 관세 압박을 받던 시 주석이 무역전쟁을 피하고자 수용한 여러 요구 중 하나에 펜타닐이 있었다. 중국은 2019년부터 펜타닐 및 그 유사체를 통제 약물 목록에 포함시켰으나 실효가 없어 실질적인 단속이나 사법 공조에 소극적이었다고 평가된다. 공산당 영도 체제인 국가에서 얼마든 즉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기대됐기에 미국이 유감을 키웠으나 그럴수록 펜타닐은 중국 측 카드가 됐다.

트럼프의 이날 서명에 따라 이제 미국에선 펜타닐 관련 모든 물질이 마약분류법상 가장 엄격한 규제인 스케줄1으로 취급된다. 치안·안보 기관들의 수사 권한 또한 강력해진다. 치료 중심 정책에서 형사 대응 위주로 기울어질 경우 낙인 후과와 피해자 보호 기반의 약물 중재 정책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미국 사회가 펜타닐로 깊이 병들어 있다는 공감대를 넘기 어려워 보인다. 향후 의료·공공 보건적 대응의 병행과 예산 및 인력 배분이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 중국 정부의 대응책도 주목된다. 2019년 트럼프정부의 공개 비난에 중국 외교부가 즉각 “펜타닐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이후 “펜타닐 피해는 미국 내 수요 문제”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전례 없이 강력해진 이번 트럼프 조치를 어디까지 외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외교·무역 협상과 연결될 경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제한적 협조를 할 수 있으며 보복 카드로 둔 채 ‘무관심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펜타닐 관련법은 문제를 형사·범죄 차원으로 전환해 국제 공조와 무역 압박 수단으로 확대하려 한다. 펜타닐 피해를 내세워 중국산 화학제품, 제약원료, 우편물 규제를 높인다면 중국 역시 희토류·원료의약품(API) 등 다른 전략물자 수출규제 강화로 맞대응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 제조된 전구체 화합물’을 집중 지목한다면 이를 ‘기술내정 간섭’ ‘통상장벽’으로 몰아갈지 모른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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