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포화 속 이란… 이스라엘·미국에 “협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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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 핵·탄도미사일 생산역량·테러 축 제거가 목표”
양국 사상자 800명 넘어서… 트럼프 “즉시 테헤란 떠나라”
이란, 드론·미사일로 반격하며 제3국 통해 유화 손짓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7 16:42:21

▲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발(發) 미사일이 방공망 아이언돔에 요격되는 모습. 군 최고 수뇌부와 핵과학자들을 잃고 타격이 큰 이란에 대해 정권교체 전망까지 나온다. 닷새째 공방을 이어 온 가운데 이스라엘에선 이란 신정체제의 최고지도자 참수작전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무력 충돌 닷새째, 양국이 스텔스기 등을 동원한 정밀폭격과 미사일 세례를 주고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교체를 거론하며 아야톨라(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정조준할 태세다. 이렇게 되면 정권교체를 넘어 신정체제 붕괴까지 갈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중 조기 귀국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착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할 전망이다.

이스라엘군(IDF)은 17일(현지시간) 오전 0시55분께 텔레그램을 통해 이란발 미사일을 탐지 및 전국 공습 경보 발령 사실을 알렸고, 약 20분 만에 미사일 요격과 대응 공습에 들어갔다며 경보를 해제했다. 전날 밤 이란 국영 IRNA통신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무인기)가 발사됐다고 전했으나 정황상 대부분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IDF는 16일 저녁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국영 IRIB 방송국 본사를 두 차례 공습했다. 해당 건물에 군사 시설이 숨겨져 있었다는 주장이다.

또 이스라엘 전투기를 요격하고자 테헤란의 한 공항에 배치됐던 이란 공군 소속 F-14 전투기 두 기가 공습에 파괴됐으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부도 폭격 당했다. IDF는 작전 개시(13일) 이후 약 120대 지대지(地對地)미사일 발사대를 무력화했다면서 이게 이란 측 미사일 발사대 3분의1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역시 매일 밤 이스라엘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과 드론을 날린다. IDF 발표에 따르면 15일 밤 하이파만(灣) 정유시설에 떨어진 이란제 미사일로 현지 직원 3명 등 현재까지 24명이 죽고 600여 명 다쳤으며 이란의 경우 이보다 훨씬 많은 225명 사망, 1400명 부상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전쟁의 목표를 “이란의 핵프로그램 제거, 탄도미사일 생산 역량 제거, 테러의 축 제거” 세 가지로 들며 지금 당장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이런 작전이 “확실히 (이란)정권 붕괴 내지 심대한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한 신정일치 체를 무너뜨려 중동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에선 이스라엘의 하메네이 제거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핵협상 재개가 열려 있다면서도 자국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이 전제 조건임을 내세웠다. AFP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6일 프랑스·영국·독일 3국 외교장관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연쇄 통화를 하며 이스라엘이 분쟁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훼손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프랑스·영국·독일과 EU는 2015년 미국·러시아·중국과 함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던 국가들이다.

이란이 핵프로그램 일부 동결 내지 축소하면 서방의 경제제재를 완화한다는 게 JCPOA 골자였으나 첫 임기 때 트럼프가 ‘독소조항’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당시 트럼프는 JCPOA에 대해 이란 핵개발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기간만 10~15년 지연된 것임을 꼬집었으며, 탄도미사일 개발 등 중동 내 패권행위 금지 조항이 빠져 있어 반미 대리세력들의 뒷배가 될 수 있다면서 “불완전한 끔찍한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등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공격하면서 15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6차 협상이 취소되는 등 향후 전망이 불확실해졌으나 이란 쪽 태도에 변화가 나타난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이란이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상호공격 중단’과 ‘핵협상 재개’ 희망 신호를 보냈다는 16일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가 있었다. 제3국이란 오만과 카타르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절대 불가를 여러 번 말했다”며 그게 어그러질 경우의 거대한 후폭풍을 내다보듯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쓴 상태였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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