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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연례 최대 행사 ‘개발자 콘퍼런스’(I/O)가 매년 5월 중순께 열린다. 금년 행사는 이달 20∼21일, 예년처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장대한 사옥이 행사장이다. 17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이용한 다채로운 기능을 선보일 것이다. 우선 제미나이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최고급 AI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제미나이 제품군은 매개변수 크기에 따라 울트라·프로·나노 등으로 나뉘며 그중 최강 모델이 울트라다. 구글은 3월 제미나이 2.5를 공개했으며 4월엔 이것을 탑재해 프로 모델을 경량화한 2.5 플래시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재 구글은 월 20달러(28000원)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단일 요금제로 제미나이 챗봇의 고급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제미나이 울트라와 함께 더 고액의 유료 구독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 구글은 곧 ‘프리미엄 플러스’와 ‘프리미엄 프로’ 두 가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 언급될 ‘프로젝트 아스트라’도 기대된다. 이 광범위한 AI 프로젝트는 마치 ‘사람 눈과 귀처럼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해 필요한 순간 빠르고 적절한 도움을 줄 AI비서’라는 비전 아래 1년 전 처음 소개됐다. 또 다른 프로젝트 ‘마리너’도 소개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웹을 탐색하고 작업을 수행할 AI에이전트를 개발(학습훈련)한다. 검색 기능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구글은 작년 행사에서 검색 결과를 빠르게 요약해 주는 ‘AI 오버뷰’ 기능을 도입하며 “구글 검색 도입 이후 25년 만의 큰 변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발전 속도 역시 놀랍다. 작년 5월 행사 때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에이전트(비서) 시대를 위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2.0’ 출시”를 선언했는데, 그 전년도 12월엔 첫 구들 AI 모델 ‘제미나이1.0’을 선보였고 이듬해 2월 ‘제미나이1.5’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후 약 10개월 만에 새로운 AI 모델을 내놓았다. 당시 피차이 CEO가 제미나이2.0에 대해 “지금까지 구글이 내놓은 가장 유능한 모델”이라며 “고급 추론 기능을 갖춰 복잡한 수학 방정식부터 다단계로 구성된 질문 처리에 적합하다”고 자신했다. 이미 거기서 더 나아간 2.5가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매개변수(AI가 학습·추론 때 데이터를 서로 연결해 주는 것으로, 많을수록 성능이 높음)에 따라 나뉘어 출시된다. 작고 가벼운 ‘플래시’와 다방면으로 성능 좋은 중형 모델 ‘프로’ 등이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경량화 모델이지만 전작인 제미나이1.5의 고급 버전 ‘프로’보다 처리 속도가 2배 빠르다. 특히 제미나이2.0이 그 1년 전 출시한 구글의 자체 AI반도체 ‘트릴리움’으로 100% 학습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AI모델 학습에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사용하면서 구글은 엔비디아 주도의 생태계를 벗어나고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미나이 성능이 좋아지며 이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AI 에이전트’도 업그레이드됐다. 작년 5월 구글 ‘I/O 2024′에서 처음 공개된 차세대 에이전트 ‘프로젝트 아스트라’의 추가 시연 영상을 보면 아스트라는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하고 음성으로 이용자와 대화한다. 영상에서 한 이용자가 로스앤젤레스(LA) 마라톤을 위한 훈련 스케줄표를 카메라로 찍어 보이자 AI가 “마라톤을 위한 훈련표가 보이고 경기까지 한 달이 남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미지를 바로 분석했다.
아스트라 관련해 새롭게 공개된 영상에선 사용자가 거리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궁금해진 식물이라든가, 처음 접한 기계의 이용법 등을 카메라로 비추면 일일이 설명해 준다. 구글은 “AI 기억력이 더 좋아져 최대 10분 동안의 대화를 기억할 수 있고 맞춤형 답변을 더 할 수 있게 됐다”며 “아스트라는 다양한 언어를 혼합해서 대화하고, 흔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도 더 잘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를 조작하는 AI ‘프로젝트 마리너’가 이번 행사에서 어떤 수준으로 등장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자율적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클릭하며 컴퓨터를 사용하는 AI기술은 앤스로픽·오픈AI 등이 모두 뛰어든 차세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구글이 이런 AI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있었을 뿐인데 이번 행사를 앞두고 시연 영상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시연 영상에서 이용자가 AI에 ‘가장 유명한 인상주의 명화를 찾아줘’ 명령하자, AI는 스스로 구글의 온라인 예술·전시 앱 ‘구글 아트앱컬처’에서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꺼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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