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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판세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경선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20일 반환점을 돈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충청과 영남권 누적 득표율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혔다. 26일 호남, 27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을 진행해 각 권역별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전체 투표 반영 비율의 50%를 차지하는 일반 국민 조사 결과도 27일 경선에서 공개하면서 이를 합산한 최종 득표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경선 불공정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초 비명계(비이재명계)에서는 경선 룰과 관련해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형식적 경선이 아닌 통합의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참여경선(권리당원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결정했다.
더군다나 여론조사 업체 선정을 놓고도 뒷말이 나왔다. 이재명·김경수·김동연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권리당원 자동응답(ARS) 조사 수행 업체를 둘러싼 적격성 논란과 불공정 시비가 일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선관위는 여론조사를 수행할 업체 모집 공고를 통해 5개 업체의 신청을 받았고, 이 중 4곳을 선정했다. 그런데 선정된 업체 중 한 곳인 ‘시그널앤펄스’는 사실상 ‘리서치디앤에이’의 후신인 업체다. 실제 두 업체의 대표이사가 같은 인물이고, 등록된 주소지도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서치디엔에이는 지난해 22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를 맡았으나 공정성 논란 끝에 중도 하차했다. 당시 이 업체는 비명계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서 해당 의원을 배제한 채 여론조사를 수행해 논란이 됐다.
대의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어떤 성격의 선거라도 유권자를 대신하는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은 절차적 투명성과 합리성이 담보되도록 공정해야만 정당성이 부여된다. 공정성을 뒷받침하는 여러 도구 중 하나가 여론조사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신뢰도가 결여된 여론조사기관에서 봇물 터뜨리듯 쏟아 내는 결과에 정치 자체를 불신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민주당 선관위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업체명을 가린 채 무작위로 선정했다. 특정 업체를 추첨 과정에서 임의로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공정성 논란을 상기시킬 업체를 또 선정했어야 하냐는 반발도 나온다.
비명계 주자 측에선 이와 같은 여론조사 업체 선정이 ‘어대명’을 위한 경선 룰 일방 채택에 이어 또 다른 ‘이재명을 위한 진상품’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 김동연 후보 캠프에선 “경선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 발생했다”며 “(당이 이 사실을) 몰랐다면 심각한 무능이고, 알았다면 경선의 정당성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라고 주장할 정도다.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2025년 3월 현재 정식 등록된 여론조사기관 수는 54곳이다. 지난 총선 당시 60여 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감소한 것이 이 정도다. 미등록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수백 곳에 이를 것이다. 상당수 여론조사 업체는 신뢰도에 의심이 가는 곳들이다. 자칫 잘못된 구조와 선정 방식이 반복된다면, 여론조사는 민심의 반영이 아니라 권력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또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권자의 정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제1 야당 민주당은 ‘어대명 맞춤형’ 여론조사라는 의혹을 살 일을 당장 멈추길 촉구한다. 자칫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큰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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