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삼성전자 10조 원 자사주 매입 발표... 내부 정보 유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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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투자자 정보 불 평등 문제 제기
“규제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

허양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6 20:50:52

▲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한 때 8.62% 급등하고 7.21% 상승으로 마감했다. 신한HTS화면 캡쳐

삼성전자가 15일 장 마감 후, 향후 1년간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중 3조 원을 3개월 내 소각하겠다는 파격적인 주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에 앞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한때 8.62%까지 급등하는 등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여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4만9900원으로 4년 5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15일 장중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가 몰리며 5만3500원으로 7.21% 급등, 장중 최대 8.62% 상승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장 마감 후 발표된 자사주 매입 소각 소식과 연결되면서, 시장에서는 정보가 미리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발표가 장 마감 후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주가가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른 점은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규제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중 3조 원 규모를 3개월 이내 소각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달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을 통해 보통주 약 5014만 주와 우선주 약 691만 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라며 “나머지 7조 원 규모의 자사주는 향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활용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5일 장중, 외국인은 1388억 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며 13거래일 연속 이어진 매도세를 끊었다. 기관 투자자도 532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자사주 매입 발표와 연계되면서, 시장에서는 “정보가 미리 외부에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장 마감 후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발표 전에 주가가 급등한 점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미공개 중요 정보의 유출 및 이를 이용한 주식 거래는 불법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발표에 앞서 내부자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시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기업에서 이런 의혹이 발생하는 것은 한국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로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지속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필수적이다. 특히 20일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확대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AI 반도체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삼성전자가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발표와 함께 제기된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은 삼성전자가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허양 기자 h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