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기 처한 中企·벤처 요람 코넥스… 신규 상장 3건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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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 1년 새 7→2곳으로 줄어… 거래대금도 22% 급감
특례 상장 등 코스닥 상장 문턱 낮춰 우수 中企 코넥스 외면한 영향
금융위 활성화 지원 예산도 2년 연속 ‘0원’… “상장 유인책 발굴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13:59:00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3개로 전년 같은 기간(13곳) 대비 10개 감소했다. 연말까지 이대로 끝나면 2013년 출범 후 역대 최저치다. ⓒ스카이데일리

중소·벤처기업 요람으로 불리는 코넥스시장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올해 코넥스에 입성한 기업은 3곳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코스닥 이전 기업도 2곳으로 저조했다. 투자자 발길도 뜸하다. 이 같은 부진은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추면서 유망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직상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 보조금도 끊겨 상장사 부담도 커졌다. 이를 두고 코넥스 상장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14일 한국거래소에서 코넥스 상장법인을 확인한 결과 올해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 수는 총 3개(세븐브로이·팡스카이·타조엔터테인먼트)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13개)과 비교해 10개(-76.9%) 줄어든 규모다. 올해 말까지 신규 법인이 더 나오지 않는다면 2021년(7개)을 제치고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게 된다.

코넥스는 창업 초기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 자본시장이다. 중소기업 범위를 초과할 만큼 성장해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코넥스가 취지대로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날 기준 현재까지 올해 2곳(한중엔시에스·에이치엔에스하이텍)만 코스닥으로 이전했다. 작년 7곳이 코스닥으로 거처를 옮긴 것과 비교하면 대폭 쪼그라들었다. 몇 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은 2018~2021년 매년 12곳 이상이었으나 2022년 6곳으로 급감한 뒤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도 코넥스를 이탈하고 있다. 13일 기준 올해 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억2056만 원인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26억123만 원)보다 22.3% 줄어든 수치다. 2021년까지도 해도 74억1467억 원에 달했으나 2022년 22억3560만 원으로 꺾인 뒤 3년째 20억 원대 수준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코넥스가 부진에 빠진 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기술특례상장을 제외하면 계속사업이익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었으나 2017년 성장성 추천 및 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이 도입되면서 코스닥으로 직상장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7개였던 코스닥 신규 기술성장기업은 2018년 21개로 늘었고 14일 현재 36개로 역대 최대다.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완화 정책이 코넥스 시장에 한정되지 않고 코스닥·유가증권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코넥스 시장의 상대적 장점이 희석되기 시작했다”며 “중소기업이 코넥스 상장 대신 코스닥시장에 직상장을 선호하도록 유인 체계 자체를 바꿔 유망한 중소기업의 신규 진입이 감소함에 따라 코넥스 시장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 보조금도 끊겼다. 금융위원회는 9월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 ‘코넥스 활성화 국고보조금 지원사업’ 예산을 넣지 않았다. 2년 연속 전액 삭감인 셈이다. 작년까지 정부는 보조금을 통해 코넥스 신생 기업에 지정자문인·외부감사인 수수료 등 상장 유지 비용을 지원했으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상장법인으로서는 부담이다.

이를 두고 코넥스의 기능·역할을 다시 검토하고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요건을 강화하거나 상장 유인책을 제시해 기업을 코넥스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요건을 다시 강화함으로써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도록 유도하거나 코스닥시장과 대비되는 획기적인 우수 기업 상장 유인책을 추가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코넥스와 코스닥의 상장요건 격차를 벌릴 수 없다면 차라리 코스닥을 세분화한 후 코넥스를 하위 시장과 통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