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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의 선전에 단골로 등장하는 내용으로 무상 주택에 관한 것이 있다. 로동신문 기사 내용은 일정한 패턴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 당의 은덕 속에 새로 집을 지었고, 주민들이 입사 모임을 한 후 경사스러운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김정은의 세심한 보살핌과 애민 정신에 관한 언급도 꼭 빼놓지 않는다.
로동신문 원문을 일부 옮겨 보면 “당의 은정 속에 수백 세대의 농촌문화주택이 즐비하게 일떠선 황해남도 봉천군 석사농장에 인민의 기쁨이 넘쳐나고 있다”는 식이다. 또한 “오늘의 이 경사는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제일 문명하고 행복한 인민으로 내세우시려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위민헌신의 세계가 떠올린 우리식 농촌 문명의 자랑찬 실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같은 선전처럼 정말 북한 주민은 무상 주택의 혜택을 누리며 “기쁨이 넘쳐나는” 삶을 살고 있을까. 북·중 국경을 달리다 보면 압록강 너머 북한 마을을 지날 때마다 건물이 눈에 띈다. 농촌 지역이라 슬레이트 지붕의 단층집이 대부분이지만 고층 건물이나 현대식 연립주택도 간혹 볼 수 있다. 북·중 국경 1400㎞를 달리는 동안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연접해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자강도 만포시·양강도 혜산시 등을 지나기 때문이다.
이 도시들은 모두 도당위원회(남한의 도청 소재지)가 있는 곳으로 북한의 도시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그런데 농촌이나 도시 할 것이 없이 놀랍게도 건물을 보면 대부분 창문에 유리창이 없다. 건물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낡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폐건물 같은 모습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곳에 분명 사람이 산다는 사실은 유리창 없는 창틀 너머로 보이는 누군가의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압록강변을 걸어가는 북한 주민의 손에 들린 건 놀랍게도 유리 한 장이었다. 필자가 중국에서 배를 타고 압록강을 거슬러 가면서 바라본 풍경이었으니 그 주민은 유리 한 장을 위해 수십 리를 걸어야만 했을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무상 주택 혜택이 허황된 거짓임은 북·중 국경에서 몇 채의 집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이를 믿으며 북한을 동경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뿐이다. 낡은 이념의 틀에 갇힌 저들을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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