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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7월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조정은·차지연의 ‘프란체스카’와 박은태·최재림 표 ‘로버트 킨케이드’ 조합으로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 조심스럽지만 진정성을 담은 둘만의 세계를 엿보게 하는 이야기로 기대를 모은다.
쇼노트가 기획·제작해 선보인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엔 잊히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간절한 사랑을 시작한 장소이기도 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운명적 사랑에 대한 고찰을 그린다.
1992년 소설로 먼저 발매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5000만 부 이상을 판매, 베스트셀러로 오른 작품이다. 소설 출간 3년 만인 1995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 이후 뮤지컬로 각색돼 2017년 국내에서 초연됐다.
그랜드 피아노를 포함해 바이올린·비올라·첼로·베이스·기타·퍼커션으로 구성된 10인조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음악이 독보적이다. 2014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어워즈 작곡상·오케스트레이션상·드라마데스크상·외부비평가협회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극은 프란체스카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 젊은 시절 가졌던 화가라는 꿈을 묻고 살아가다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담았다.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의 프란체스카. 고향에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었다. 그리고 현 남편 미국인 ‘리처드 버드 존슨’을 만나 생존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이탈리아라는 자신의 뿌리와 이름·생활방식 모두 버리고 미국인 프란체스카로 살아간다.
1965년 프란체스카는 미국의 시골 마을 아이오와의 매디슨 카운티에서 결혼한 남편과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시간이 흘러 ‘마이클’과 ‘캐롤린’ 두 아이가 생기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공허한 마음마저 채우진 못했다.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자신을 잃고 살아간 것도 모를 만큼 치열하게 이방인으로 사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이 벌어진 틈새에 한 낯선 남자가 찾아왔다. 미국 아이오와 매디슨 카운티에 있는 로즈먼 다리 사진을 찍겠다며 나타난 남성.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로버트다.
그를 만난 뒤 프란체스카는 더 이상 한 남자의 ‘아내’나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니었다. 로버트와 함께 있으면 남편과 아이로부터 쏟아지는 요구를 담아내는 그릇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기도 한다. 더욱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존중하며 사랑을 주는 로버트를 통해 인생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한다.
로버트는 끊임없이 프란체스카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가 삶에서 놓친 것들을 상기시킨다.
남편을 만나 자녀가 태어나며 그 과정에서 잠시 놓을 수밖에 없던 한 여자로서의 모습을 일깨워 준 것이다. 프란체스카라는 이름을 꺼내고 그녀가 가진 관심사를 공유하며 자신감을 얻게 했다.
“한 가지 얘기할 것이 있어요. 단 한 가지. 기억해 줘요.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예요. 몇 번을 살더라도 다시 오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로버트는 단 한 번의 기회를 함께하자며 프란체스카에게 손을 내민다.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프란체스카는 결국 로버트의 제안을 수락하지 못한다. 이렇게 둘의 사랑은 끝이 났지만 비극에 그치지 않았다.
남편과 두 자녀, 번듯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프란체스카에게 훅 들어온 로버트. 그래서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부적절한 관계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한낱 개인의 일탈 또는 불륜 거리로 여겨질 수 있는 이 짧은 기억은 잠시나마 주인공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했다.
엄마와 아내로 사는 삶을 우선시하며 자신을 잃어버린 프란체스카는 로버트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존재의 의미를 포착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렇게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각자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자아가 되어줬다. 선을 넘지 않았던 사랑이 작품의 배경처럼 아름다웠던 이유다.
마음 한 켠에 크게 자리한 공허함을 가진 프란체스카와 그런 그녀가 갈망하는 자유였던 로버트. 서정적인 배경 한가운데서 허겁지겁 숨겨야 했던 이들의 사랑은 나흘 동안 이어졌으며 짧았지만 강렬했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이들에게 사랑의 오작교이자 소중한 추억의 장소다.
나아가 이 다리는 프란체스카가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경계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용기를 갖고 한 발짝 나아간다면 온전한 자유로 향하는 관문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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