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다수 의석 차지한 공화당… 차기 정권과 궁합 잘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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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대 하원의장 공화 후보에 트럼프 지지 업은 現의장 존슨
상원 원내대표 '親트럼프' 탈락… '입장 선회' 튠 선출
법무부 손볼 '화염방사기' 게이츠 지명자 논란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16:47:45

▲ 13일(현지시간) 미 하원의장 공화당 후보에 마이크 존슨 현 의장이 만장일치로 재선출됐다. 전날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 표명이 있었다. 내년 1월3일 본회의에서 과반(128표)를 얻어야 한다. 연합뉴스

▲ 4년 만에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공화당 원내대표 선거에선 비밀투표로 29석을 얻어 24표의 경쟁자를 물리친 존 튠 의원. '친트럼프' 릭 스콧 의원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 차기 정부 첫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맷 게이츠 연방하원의원. 공화당 내 강성 친트럼프 인사이며 법무부를 손볼 '화염방사기'에 비유되고 있으나 평소 처신의 도덕성 시비가 이는 등 이번 트럼프 인사(人事) 중 유일하게 논란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하원 공화당이 13일(현지시간) 내년초 새 회기를 시작할 제 119대 의회 하원을 이끌 하원의장 후보로 마이크 존슨(52) 현 의장을 다시 선택했다.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그를 차기 의장 후보로 뽑았다고 미 매체들이 전했다. 단독후보였으며 구두 투표에서 반대 목소리도 없었다. 내년 1월3일 하원 본회의에서 과반(218명)의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반란표가 없는 한 무난할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총회에 참석해 “끝까지 그와 함께한다”고 말해 존슨 지지를 표명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은 곳도 있으나 현재 218석이 확정됐다. 당초 222석 정도 기대됐지만 일부 지역 우편투표 개표 이후 뒤집어졌다. 상원은 전체 100석중 공화당이 53석을 확보하며 4년만에 상원 다수당 자리를 되찾았다.

또 공화당은 이날 새 상원 원내대표에 4선의 존 튠(63·사우스다코타) 의원을 선출했다. 튠 의원을 비롯해 릭 스콧 의원(플로리다)·존 코닌 의원(텍사스) 등 3명이 출마한 가운데 친트럼프 스콧 의원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2차에서 튠 의원이 29표를 얻어 24표의 코닌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15년간 상원 원내대표, 40년차 정치인 리치 맥코넬(82)은 ‘이름만 공화당’으로 불리던 인물이라 친트럼프 인사를 원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희망이 좌절된 셈이지만 튠 의원 역시 이미 어느 정도 태세 전환을 한 상태다.

원내대표 당선 첫 일성이 “지극히 영광스럽다. (상원의) 공화당 팀은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의 국정 의제를 중심으로 단합돼 있다”였다. 튠은 3선 연방 하원의원(1997∼2003)을 거쳐 2005년 이래 상원의원이며 2021년부터 상원 2인자인 원내 수석 부대표도 맡았다. 2020년 대선 불복을 공개 비판해 트럼프와 불편했으나 최근엔 트럼프와 긴밀히 공조할 것임을 동료 의원들에게 약속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등 트럼프 진영의 핵심인사들과 달리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 관해 트럼프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신을 향해 우호적 제스처를 보낸 튠 의원과 척 질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새 원내대표 튠 의원이 전임자 매코널처럼 트럼프 진영과 대립각을 세울지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민주당과 초당적 합의를 한 매코널의 행보가 대표적인 반트럼프 사례다.

한편 같은 날 맷 게이츠(42)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의 법무장관 지명이 논란을 불렀지만 트럼프 의중을 잘 보여줬다고 풀이된다. 플로리다 정계 거물인 부친(돈 게이츠)의 영향 속에 대를 이어 정치인인 게이츠는 언변과 추진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해 왔다. 플로리다주 주 하원의원(2010∼2016)을 거쳐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이며 당내 강경 보수 그룹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2020 대선 불복에 동조한 점도 트럼프에겐 중요할 것이다.

다만 영문명이 ‘정의(Justice) 부’인 법무무 수장인 만큼 높은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통념에 비춰 게이츠의 음주운전·성매수·성희롱 발언 전력이 문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게이츠 의원의 낙태·불법이민 반대, 감세 지지, 총기소지 자유 보장, 흑인시위 비판, 우크라 지원 표결 반대표 등이 ‘극우’로 취급되는 것은 국내외 주류 언론의 편파적 평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게이츠 지명자가 뉴스의 중심에 선 것은 작년 미 역사상 최초의 연방 하원의장(케빈 매카시) 해임 사태 때였다. 게이츠는 매카시 당시 의장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하루 앞두고 임시예산안을 다수의 민주당 의원 지지 하에 통과시킨 것에 책임을 묻겠다며 해임 결의안을 냈다. 게이츠는 이어 표결에서 당내 다른 초강경파 의원 7명과 함께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매카시의 낙마를 주도했다.

당시 게이츠는 공화당 원로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등으로부터 “공화당을 망친 인물” 소리를 들었지만 민주당의 퍼주기식 예산안에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신뢰가 굳어진 모양새다. 트럼프는 게이츠를 법무장관으로 발탁해 법무부에 대한 ‘수술’ 임무를 맡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직 대통령인 자신을 법무부가 부당하게 기소했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게이츠 지명 사실을 알린 뒤 “사법시스템 무기화 종식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선 법무부의 임명직 인사들에게 연방수사국(FBI) 감독권을 더 많이 부여할 것, FBI 본부 권한·규모 축소 대신 현장 요원들을 위해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 중임을 소개했다. 결국 게이츠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법무장관에 취임하면 법무부 ‘손보기’를 진두 지휘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핵심 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이날 NBC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소형 화염방사기(blowtorch)로 법무부를 강타할 것이며 맷 게이츠가 그 화염방사기”라고 말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