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닉네임이 150만 원? 게임계 만연한 계정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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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 거래 사이트를 통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거래
계정 거래 불법 아니지만 해킹 계정 거래 시 처벌 가능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3 21:07:48

▲ 계정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게임 계정 예시. 계정 거래 사이트 캡쳐.

희귀한 닉네임을 가진 게임 계정 거래가 돈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며 신작 게임에서도 계정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계정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계정 자체가 해킹 계정일 경우 처벌 받을 위험이 있다.

13일 저녁 계정 거래 사이트에 ‘바람의 나라 클래식’을 검색해 봤다. 바람의 나라 클래식은 9일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바람의 나라 IP 클래식 서버다.

이미 육성된 계정을 판매하거나 희귀한 닉네임을 가진 캐릭터가 수십만 원대에서 150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캐릭터 여러 개를 묶어 500만 원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희귀한 닉네임을 가진 캐릭터는 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비싸게 거래된다. 두 글자 닉네임이 특히 인기가 많으며 ‘전사’ 또는 ‘도적’ 같은 게임 내 직업과 동일한 아이디가 최상급으로 분류된다.

바람의나라 클래식이 9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희귀 닉네임을 먼저 선점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아예 희귀한 닉네임을 선점해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희귀 닉네임이 돈이 된다는 사실은 2023년 9월 진행된 넥슨 메이플스토리 ‘뉴네임 옥션’ 이벤트로 증명됐다. 당시 ‘비숍’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는 2222만2222메이플 포인트에 거래됐다. 메이플 포인트는 넥슨 캐시로 1:1 비율로 구입할 수 있고 넥슨 캐시 또한 현금과 1:1 비율로 충전하기 때문에 게임 캐릭터 하나가 2000만 원을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이다.

희귀 닉네임을 확보해서 팔 경우 상당한 금액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업자가 아니더라도 희귀 닉네임 확보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 외에 일정 레벨을 달성하기 전에는 어려움이 많은 캐릭터의 경우 해당 레벨까지 레벨을 올려 놓은 계정을 거래하거나 특정 아이템이 있는 계정이 거래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게임사는 약관에서 계정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넥슨은 13일 바람의나라 클래식에 일회용 비밀번호(OTP)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보안과 함께 계정 거래를 견제했다.

다만 구글 고객 번호가 생성되지 않은 ‘구글 깡계정’을 사용해 만든 캐릭터의 경우 계정을 구입해 구매자의 아이디로 OTP 인증을 하면 되기 때문에 계정 거래를 완전히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임 계정을 사고파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게임 내에서 불법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거래가 가능하며 실제로 계정 거래 사이트가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철우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는 “게임 아이템이나 계정 거래의 경우 전문적인 업으로 사는 것은 금지돼 있으나 이 외에는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악관에 위배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계정을 거래한 것이 적발됐을 경우 게임사가 계정을 제재할 수 있고 판매자가 이전에 판매했던 계정에 접속해 분쟁이 일어난 사례도 있다.

또한 올해 초 계정 거래를 했던 대학생이 해당 계정이 해킹 계정이라는 것이 드러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다만 거래 당사자 개인 간의 거래이므로 게임사가 잡아내기 힘드며 이미 여러 계정 거래 사이트를 통해 거래 행위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계정 거래가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