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이사회 고소… 최윤범 회장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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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철회·사과·이사회 의장 사임에도 주가 하락 계속
고려아연 우군 이탈 조짐… “주주들이 판단할 것”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3 15:22:05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유상 증자를 철회하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사과했음에도 고려아연 측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풍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이사들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회사에 6732억99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13명 중 장형진 영풍 고문과 김우주 현대자동차 기획조정 1실 본부장과 성용락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제외됐다.

영풍이 이전에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은 기각됐으나 재판부가 본안에서 판단할 필요가 언급하면서 이번 주주대표소송이 본격적인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가격을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올릴 당시 영풍·MBK는 고려아연 재무 구조에 부담을 주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음에도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강행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1주당 가격을 67만 원으로 책정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10월29일 기준 154만30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10월31일 10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려아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공개 매수로 확보한 주식을 소각한다고 밝혔으나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이중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더해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공개매수를 위한 차입금을 갚는 데에 사용한다고 밝히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자금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주주들의 돈을 털어 이를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커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13일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정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0월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으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을 재검토한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상증자 철회와 최 회장의 사과 이후에도 고려아연 주가는 계속 하락해 14일 오전 10시 기준 97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한편 고려아연은 잇따른 논란에도 영풍·MBK가 적대적 인수 합병을 시도하고 있으며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두고 불공정 거래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 촤종적으로 고려아연의 운명을 결정해 주실 분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님들이다”며 “누가 이 회사를 경영해야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지는 우리 주주님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우군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이 지분을 전략 매각하고 역시 고려아연의 우군으로 알려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자회사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역시 전량 매각을 공시하는 등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영풍·MBK가 확보한 지분이 고려아연 측 지분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며 향후 주주총회에서의 승리 가능성 또한 장담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