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홈피에 한동훈 명의 ‘尹 부부 비방글’… 당내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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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게시판서 “‘찢’한테 굽신”… 경찰, 즉각 수사 나서
친한 “韓대표가 자기 이름으로 올렸겠냐” 무관 주장
홍준표·김미애 등 “당무감사·수사 나서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3 13:22:18

▲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한동훈(오른쪽)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및 그 가족 이름과 동일한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 논란이다. 친한계·비한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신속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3일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를 고발인으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자유대한호국단은 11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서 ‘한동훈’이란 이름을 사용한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다.

오 대표는 “게시물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혐오 발언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대한호국단은 13일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국민적 논란을 일으킨다”며 “한 대표 명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안이라 ‘작성자 한동훈’의 신원을 신속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다수 올랐다. ‘작성자 한동훈’은 “윤석열은 자진 탈당하기를” “윤석열은 재활용도 안 되는 오물” “찢(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조롱하는 표현)한테 굽신거리고 당원들은 배신해도 괜찮다는 윤” 등의 게시물을 올렸다. 한 대표 배우자 이름의 작성자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언론 기사들을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쓸 수 있다. 원래는 게시자 이름이 가려지고 성씨만 노출됐지만 최근 전산 오류로 인해 성씨·이름을 모두 써서 검색하면 해당 작성자의 게시물들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친한계는 해당 게시물들이 한 대표 및 그 가족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런 비방 글을 올리려면 한 대표가 실명으로 하기야 했겠나”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당원 게시판과 관련된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므로 법적 대응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반면 당무감사·수사 등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자신의 SNS에서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대표 이름으로 수백 개가 게시됐다면 당은 즉각 수사 의뢰해 진상을 규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쉬쉬하며 그냥 넘어갈 일이더냐”며 “당부감사가 아니라 즉시 수사 의뢰하라”고 촉구했다. 또 “증거 인멸할 생각하지 말고 모용이라면 모용자를 색출해 처벌하고 사실이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 사무총장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고 덧붙였다.

김미애 의원은 1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당무감사를 요구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12일 “(한 대표에 대한 비판) 시위가 조금 무뎌지게 하는 방법 하나가 (당원) 게시판에 대한 당무감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무감사에 대해 “당무감사 여부를 사무총장이나 당에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게시 내용 글 하나만 갖고 당무감사를 갈 사안인지 등을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많은 당원이 걱정하고 계시기에 의문점을 빨리 해소하는 게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으니 조사에 착수해달라고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