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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탄핵보다 더 위험한 헌법개정 협상
야권은 명시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목표로 내세우지만 그들이 속내에 숨기고 있는 진짜 목적은 입법부 장악을 계기로 법률·헌법 등을 개정해 체제를 바꾸는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 때부터 체제 변혁을 위해 법률을 바꾸고 조례를 바꾸고 심지어 헌법을 바꾸려 부단히 노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4025건의 법률을 제정·개정했고, 조례는 8만 건이나 제정·개정했다.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던 2018년 2월, 더불어민주당에서 헌법 개정안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대한민국의 체제를 바꾸는 위험한 개정안이었다. 일례로 ‘양심의 자유’를 ‘사상의 자유’로 바꾸어 공산주의·사회주의·주체사상과 같은 반체제 사상이 헌법상의 권리로 제한없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려 한 것이다.
또한 주체사상의 기본 컨셉인 “사람이 주인이다”는 것을 녹여 내 국민의 기본권 향유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어 놓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의 헌법 개정안에는 대한민국의 체제를 북한과 연방제 통일이 가능한 인민민주주의 체제로 바꾸려는 의도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2024년 4월 총선을 통해 당시보다 훨씬 더 위험한 진성종북 세력이 야권 전체를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과 헌법개정 협상에 나선다면 어떤 헌법이 탄생하겠는가.
황우여 비대위원장의 아찔한 발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20대 대선 당시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약속한 것을 빌미 삼아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4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후임으로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황우여 위원장은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라 이참에 5·18 헌법전문 수록을 포함해 헌법 전면 개정 문제를 논의하자”고 말했다. 참으로 아찔한 발언이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좋다. 헌법 전체를 개정하는 협상을 해 보자”고 주장한다면 어쩔 셈이었던 걸까.
우파 정치인들은 반체제 세력의 숨은 의도와 치밀한 계획을 모르면서 이들과 헌법개정 협상 발언을 불쑥불쑥 하는데,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들의 꼼수에 말려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약속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거론한 5‧18의 헌법전문 수록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무릇 역사적 사건이란 복잡한 요소들이 뒤엉켜 일어나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개돼 가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역사적 사건이든 복잡한 측면이 있고, 한마디로 명쾌히 정의하기 어렵다. 5‧18도 여러 주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단순히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거두절미하고 우파 세력은 현실만을 중시하고 지나간 역사를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두환 정부 때도 그랬고 그 이후 모든 우파 정권은 하나같이 좌파 세력의 악착같은 역사 장악 시도에 대해 타협하는 식으로 후퇴에 후퇴를 거듭해 왔다. 그래서 모든 역사가 그들의 수중에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우파와 달리 좌파는 어떻게든 과거 역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고 그 역사를 통해 미래를 장악해 나가는 고도의 작전을 꾀한다. 5‧18 헌법전문 수록도 자칫 좌파 세력에 악용당할 소지가 있다. 사건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맞게 바꾸어 놓음으로써 미래 대한민국을 장악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의 위험성
이러한 좌파 세력의 집요하고 계획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헌법전문에 5‧18을 헌법정신으로 수록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자. 5‧18 희생자는 헌법적 영웅으로 추앙받을 것이다. 그리고 5‧18을 비판하는 사람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반헌법 세력으로 낙인찍히게 될 수 있다.
지금까지도 국민의힘에서 5‧18을 거론했다가 국회의원‧단체장‧지방의원 공천에서 배제되고 여론으로부터 온갖 뭇매를 맞는 것을 봐 왔는데 만약 이것이 헌법에 수록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무도 감히 5‧18 비판을 입에 담을 수 없게 될 것이다. 5‧18특별법 위반이 아니라 헌법정신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5‧18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거나 5‧18에 관한 의문점을 거론하는 자는 반헌법 세력‧반국가 세력‧반체제 세력으로 몰려 큰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80년의 역사가 뒤바뀔 수 있다. 5‧18을 진압한 전두환 대통령 등이 반헌법 세력으로 규정될 수 있다. 이를 이은 김영삼‧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권도 그 아류로 규정되고 이승만‧박정희 정권도 전두환정부의 뿌리로서 매도당할 수 있다. 결국, 80여 년의 대한민국 역사는 적폐의 역사이고,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라는 관념이 헌법에 의해 현실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5.18의 헌법전문 수록은 5.18민주화운동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다는 단순한 생각을 넘어 지금까지 정통으로 인식했던 대한민국 건국과 반공‧산업화 등의 역사가 반역의 역사로 뒤집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헌법전문에 5‧18정신을 수록한다는 것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될 것이다.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임명이 협치?
4월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빼앗긴 탓으로 협치라는 명분으로 의례적 접촉은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자칫 선을 넘으면 우파 세력의 지지 상실로 이어져 큰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
그런데 총선 직후 대통령실이 바로 그런 우를 범했다. 물론 총선 패배로 당황해서 그랬을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첫 뉴스는 대통령실에서 나온 것인데 문재인정부 당시 장관을 지낸 박영선을 총리로, 민주연구원장을 지낸 양정철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양정철은 2020년 총선 때 부정선거를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는 자이다. 그 소식을 들은 우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도 박영선 총리설, 양정철 비서실장 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함성득과 임혁백 인터뷰로 또다시 충격
5월7일, 한국일보 보도가 또다시 우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함성득 경기대학원 교수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이들이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을 물밑에서 조율한 내용을 공개해 버린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 달라” “이 대표가 불편해하는 사람은 기용하지 않겠다” “영수회담 잘되면 골프 회동과 부부 동반 모임도 갖자” 등을 제안했다는 것이었다. 이 일은 우파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대통령실이 이를 부인했지만 이런 사람을 비선으로 활용한다는 자체가 문제였다.
앞으로 이런 일이 거듭 일어난다면 우파 국민의 신뢰를 상실, 지지율 폭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의 하락 폭 정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정권 하반기 지지율 폭락 사태가 일어나면 박근혜 대통령보다 더 비참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그 후광 등에 기반한 견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었음에도 좌파의 공세가 거세지자 “최순실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라는 의심이 일어나 지지율이 5%까지 폭락했다. 그래서 견딜 수 없었고, 중도에 퇴진당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윤 정부는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내부의 적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우군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잃는 것은 곧 자멸로 가는 길이다. 우군의 지지 없이는 종북 세력의 거센 공세를 막아 낼 수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견고한 우파 지지층과 함께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칙을 지켜야 하고 절대로 우왕좌왕하면 안 된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려면 먼저 현 정세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함께 신중하면서도 사즉생의 담대한 마음이 필요하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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