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트럼프’ 격랑 속 한반도… 與 “자체 핵무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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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조약 앞 7차 핵실험 가능성 고조
트럼프는 주한미군 감축·철수 노골적 시사
국민의힘서 “이젠 결단할 때” 여론 쏟아져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1 13:30:15

▲ 북한 김정은의 현지지도 아래 10월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실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러시아의 급격한 군사적 밀착 및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앞에 우리나라가 자체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을 중심으로 커진다.

11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5선 중진인 김 의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유지와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한 자위권적 핵무장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해당 결의안은 북한의 7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위협적 핵 무력 도발 감행 시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 정착 및 국민 안전 보호를 위해 자위권적 차원의 독자적 핵무장을 대외에 선언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한국의 ‘조건부 핵무장’이 북한의 실질적 핵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권적 핵무장이자 국민 생존을 위한 ‘전략적 핵무장’이며 북핵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면 한국도 핵무장을 해제하는 ‘평화적 핵무장’인 점도 명시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대선 승리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핵무장 잠재력 확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와 경제적 타격 최소화를 위해 핵무장에 앞서 우선 핵무장 잠재력부터 갖춰야 한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조기 개정을 통해 농축우라늄 기술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대표·대선후보 등을 역임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트럼프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6월25일 SNS에서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지원 약속을 받고 남침한 6·25처럼 김정은이 푸틴에게 지원 약속을 받고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며 “북핵 해법은 남북 핵 균형 정책뿐이다. 이젠 결단력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5선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SNS에서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유용원·김기현·성일종·이종배·권성동 의원 등과 함께 국회무궁화포럼 회원이다. 해당 포럼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 잠재력 확보 방안 논의 등을 위해 올 7월 발족했다.

9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 보도에 의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북·러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은 북·러 중 한 쪽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군사·기타 지원을 즉시 제공하는 게 골자다. 국제사회에선 이 조약을 등에 업은 북한이 대남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을 예의 주시 중이다. 지난달 30일 국방정보본부는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부 준비를 마쳤으며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설상가상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자는 공공연히 주한미군을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볼모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하거나 철수시켜야 한다고 언급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이 유력한 크리스토퍼 밀러는 “한국이 여전히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을 필요로 하는지 솔직히 얘기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은 북한 남침 시 미국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 역할을 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실제로 2020년 독일이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며 주독미군 3분의 1의 재배치를 지시한 바 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