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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정치적 중립… 우파에 족쇄 채우는 프레임
우리나라를 좌파가 좌지우지하게 된 데는 촛불집회라는 커다란 계기가 있었다. 2002년의 효순·미선이 추모 촛불집회, 2008년의 광우병 촛불집회,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라는 세 번의 촛불집회를 거치며 좌파가 대한민국을 서서히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세 번의 대규모 집회를 거치며 세력을 굳힌 촛불 단체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역대 촛불시위를 주도해 온 핵심 단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인데, 민노총은 회원 수가 120만 명으로, 단일 조직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투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민노총은 단순 노동조합이 아니다. 강령에 정치세력화를 지향한다고 분명히 밝혀져 있고, 선거 때마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정치단체다.
자유총연맹·대한노인회 등의 단체는 야당의 눈치를 보느라 정치 중립 프레임에 갇혀 꼼짝도 못 하는데 민노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좌파 단체는 노골적인 선거 개입·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 중립이란 프레임은 우파를 꼼짝 못 하게 하는 족쇄일 뿐이다.
공산주의에서 ‘진보’는 우파 체제를 허무는 ‘역사의 진보’
‘진보 대 보수’의 프레임은 1990년 전후 종북 세력이 만든 전략이란 것을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진보’란 정치학적으로는 공산주의자·종북 세력을 지칭하는 용어이며 블라디미르 레닌·이오시프 스탈린·모택동· 김일성 등 공산주의자들이 모두 스스로를 진보 세력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공산주의자들이 스스로를 진보 세력이라 하는 이유는 마르크스 이론에 따라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허물고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로 변혁하는 것이 ‘역사의 진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공산 혁명가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진보 세력’이라는 관념에 따른 것이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우리의 정치 프레임 차이
“미국의 경우 ‘보수주의(conservatism·자유민주주의) 대 자유주의(liberalism·자유민주주의)’로 정치 프레임이 짜여 있다. 진보주의(progressivsm)라는 것은 프레임에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인은 누가 “나는 진보세력이다”고 하면 “저 사람은 사회주의자네. 과격한 세력(radicals)이구나”라고 말한다. 유럽에서도 ‘진보 세력은 곧 사회주의자’라고 이해하고 있다.
미국 국민이나 유럽인들은 사상적 용어를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진보 세력’의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해 큰 정치적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보수도 사회주의도 아닌 사람의 공간이 없는 우리나라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처럼 ‘보수주의(자유민주주의) 대 자유주의(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보수(자유민주주의) 대 진보(사회주의)’의 프레임을 사용하다 보니 보수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바로 사회주의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사회주의를 싫어하면서 보수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이 갈 수 있는 공간(미국의 liberals)을 없앴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운동권 젊은이들이나 일반 국민은 자신이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함에도 ‘진보=사회주의’ ‘진보 세력=사회주의자’라는 개념을 모르고 ‘진보=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세력’으로 이해해 사회주의자들이 쳐 놓은 진보의 텐트 속으로 줄줄이 들어간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한 다음 “자신을 진보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이라고 물었더니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진보에 손을 들었던 60%의 학생들이 불과 5분 만에 일시에 집단 이탈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을 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 했더니 모두가 손을 들었다.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을 했다.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세력’이다. 대한민국을 허물고 공산주의·사회주의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대한민국세력’이다”고 정의한 후 대한민국 세력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모두가 손을 들었다.
진보 세력에 손을 든 60%의 학생은 모두 자유민주주의자이자 대한민국세력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젊은이가 진보 세력이 좋은 세력인 줄로 착각하고 종북 좌파 세력이 펴 놓은 진보의 텐트 속으로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오랫동안 누적된 결과, 종북좌파가 주도하는 진보 세력이 선거 때마다 수구꼴통 이미지의 보수를 누르고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로도 나타났다. 2009년 6월 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에서도 자신을 진보 세력이라고 답한 사람은 36.7%·중도 34.8%·보수 24.2%로 나타났다. 공산주의·종북 세력이 주도한 진보 세력은 36.7%인 데 비해 자유민주주의 세력인 보수는 24.2%로 완전히 쪼그라든 것이다.
이런 여론조사를 토대로 정치·선거 판세를 분석하니 자유민주주의가 압도적인 대한민국에서 사회주의 세력이 더 많은 우군을 얻어 촛불집회나 선거 등을 통해 정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원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진보’ ‘진보 세력’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안 된다. 사회주의 세력을 이롭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파의 갈등과 분열도 ‘진보·보수 프레임’ 때문
대한민국에선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우파)이 전체의 80%이다. 그런데 이들이 셋으로 분열되어 있다. 3분의 1은 보수·3분의 1은 중도·나머지 3분의 1은 진보 세력이라는 말에 속아 거기에 들어가 있는 그룹이다. 대한민국 우파 그룹의 분열과 갈등은 바로 종북좌파 세력이 만들어 퍼뜨린 ‘진보·보수 프레임’의 해악에 따른 결과이다.
따라서, 자유민주 세력, 즉 ‘대한민국세력’은 좌파에 절대 유리한 ‘진보·보수 프레임’을 폐기 처분하고 말이나 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과거 김일성도 1945년 북한에 들어와 공산화할 때,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로 북한 주민을 속였다. 지금 대한민국 내 종북 세력도 공산화·주체사상화라고 하지 않고 통합진보당·진보당 같은 당명에서 보듯이 ‘진보’ 라는 용어로 포장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종북 정권의 창출 수단인 ‘진보·보수’ 프레임
‘진보·보수’가 일반 국민들 사이에 정치사상 용어로 확실하게 장착된 것은 2000년대 이후이다. 북한과 종북 세력은 자신들이 개발해 퍼뜨린 이 프레임이 국민의 머릿속에 깊이 뿌리 박힌 것으로 보고 환호성을 올렸을 것이다. ‘이제 남한 정권은 우리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보·보수 프레임으로 선거 때마다 더 많은 우군을 얻어 결국 승리한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바로 종북세력의 문건과 북한의 대남공작 지령문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진보·보수라는 프레임을 이용해 대남 선거 공작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북한과 종북세력은 2001년 9월 ‘군자산의 약속’ 이후 2012년 대선에서 종북 정권을 창출하는 데 목표를 두고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했는데, 그 공작 기반은 바로 ‘진보·보수’의 프레임이었다.
2000년 4월 총선 당시 종북 정당은 하나도 없었다. 민노당이라는 좌파정당(PD계열)이 있었는데,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당시 국민은 다수의 국회의원을 가진 거대 정당 한나라당·새천년민주당에 대해 모두 보수 정당이라고 말했고, 당시 정치권을 보수 양당 체제라고 불렀다.
그럴 정도로 보수 일색이었는데, 2009년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의식이 보수에서 진보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진보 36.7%·중도 34.8%·보수 24.2%이었다. 그 짧은 시간 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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