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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적을 알기에 앞서 나를 알자
손자병법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적을 알아야 하지만 그에 앞서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 아군의 전투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면 백전백패다. 대한민국에선 2000년 이후 중북좌파 세력과 자유민주주의 세력 간 체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종북좌파의 압승이다.
2000년경 대한민국 정치권은 보수 양당 체제라 할 만큼 보수 세력 일색이었다. 그랬던 것이 20여 년 만에 진보 세력 일색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유민주주의 우파의 나라가 20여 년 만에 좌파의 나라로 역전된 것, 이 기이한 현상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성공모델이었던 한국
대한민국은 1948년 자유민주주의 우파의 나라로 건국되고, 6·25전쟁을 거치며 반공을 국시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즉 제대로 된 우파의 나라로 정착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화에도 성공하여 세계 6·7위의 선진국으로 우뚝 일어선 나라다. 자유민주주의의 성공모델이 바로 한국이다.
또한 지금도 변함없이 대한민국 국민의 80% 정도는 자유민주주의를 긍정하고 좋아한다. 그런데 어떻게 공산주의·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좌익 반(反)대한민국 세력이 주도하는 나라로 바뀐 것일까. 그것도 국민이 잘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이러한 정치 전복 현상이 일어난 원인을 정확히 알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인민민주주의를 거쳐 공산주의·사회주의 체제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 전복 현상은 좌파 진영보다 우파 진영의 측면에서 먼저 문제점과 원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우파 패배의 근본 요인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우파의 나라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고, 종북 세력에 대한 지지율이 극도로 낮다. 통진당의 후신인 진보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1%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데도 종북좌파 세력이 모든 진지를 장악하고, 총선에서 우파 정당이 연속으로 대패하고 종북 좌파 정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어째서일까. 왜 대다수 국민이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한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 그룹을 지지하고 표를 던지는 것일까.
그것은 근본적으로 ‘좌파 세력은 좋은 세력이고 우파 세력은 나쁜 세력’이라는 좌파의 거짓 프레임 때문이다. 좌파 세력은 원래 대중 선전·선동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스스로를 진보·민주 세력으로 포장하고 민족·통일·평화·평등·인권 등 온갖 듣기 좋은 용어를 내세우며 대중의 머릿속에 자신들의 이미지를 ‘선한 세력’으로 심어 놓는다.
반면에 자유민주 세력, 즉 우파에 대해서는 진보를 거부하는 수구꼴통, 즉 보수· 반민주·독재·재벌 옹호·기득권 세력·반민족·통일 반대·친일·전쟁 선호·반인권 등의 용어를 써서 그것이 곧 이미지화되도록 매도하는 프레임 전술을 사용해 왔다.
거짓 프레임의 엄청난 효용성
이렇게 좌파가 심어 놓은 거짓 프레임 탓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선호하는 국민도 우파를 기피하고 좌파의 텐트로 몰려가는 이상한 현상이 차츰 심화되었다. 양의 탈을 쓴 종북좌파 세력의 대중 사기술에 속은 탓이다.
이들은 진보·민주·평화·통일 등 온갖 미사여구로 자신들을 포장하는데 대중이 순진하게 이들의 선전술을 사실로 믿고 사기를 당한 것이다. 좌파의 이와 같은 거짓 프레임 전략은 싸우지 않고도 대중을 자기들 편으로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승리 전술이다.
좌파 압승·우파 대패의 근본 원인은 뭘까
여론조사를 해 보면 절대다수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좋아하고 북한과 같은 공산·사회주의 체제를 싫어한다. 그런데 막상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딴판이다. 해가 가며 선거를 거듭할수록 종북좌파가 정치권에서 세력의 영역을 넓혀 갔고, 이제는 압도적 위세를 떨치고 있다.
최근 좌파가 정치권 전복을 이룬 결정적 요인, 즉 선거에서 좌파 압승·우파의 대패를 낳은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진보 대 보수’라는, 무심히 보아 넘기기 쉬운 엄청난 프레임 전술에 있다.
진보 대 보수의 프레임은 1990년 전후 종북좌파 세력이 만들어 퍼뜨린 정치사상 프레임이다. 과거에는 전 세계 공통용어인 ‘우익 대 좌익’이란 프레임이 통용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그 용어를 사용했다. 우익은 자유민주주의를 뜻하고 좌익은 공산주의·사회주의를 뜻한다는 명확히 구분된 용어의 프레임이 통용되었던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좌익이 ‘진보’로
그런데 어느 틈엔가 종북좌파 세력이 ‘진보 대 보수’라는 프레임에 착안해 이것을 좌파 언론을 통해 퍼뜨렸다. 그러자 다른 언론들도 좌파의 의도를 잘 모르는 채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모든 국민이 ‘우익·좌익’ 대신 ‘보수·진보’라는 용어를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진보 세력이란 어떤 의미인가. 진보 세력이란 원래 공산주의자가 스스로를 호칭하는 용어였다. 8·15해방 직후 북한에 들어온 김일성도 자신들을 진보적 민주주의 세력이라고 호칭했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에선 청년 등 대다수 국민이 진보 세력이란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세력’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다.
더욱이 보수 세력에 대해서는 진보를 반대하고 거부하는 수구꼴통의 이미지를 뒤집어씌워 국민 대다수가 ‘보수’라는 용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진보의 탈을 쓴 종북좌파 세력은 보다 나은 세상,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선한 세력이 되고, 보수의 탈이 씌워진 자유민주 세력은 진보를 거부하는 퇴보 세력, 수구꼴통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보수는 퇴보를 뜻하지 않는다
원래 보수주의는 결코 진보를 거부하는 퇴보의 사상이 아니다. 보수주의란 현재의 소중한 자유 등의 가치나 현재의 체제·질서 등을 긍정하면서 지킬 것은 지키고 개혁할 것은 개혁하는 온건 개혁 성향을 말한다. 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의 한 축을 구성할 뿐이다.
미국의 경우, 자유민주주의의 한 축은 보수주의(conservatism)이고, 다른 한 축은 자유주의(liberalism)이다. 미국인의 경우 보수주의가 좋은 사람은 보수주의를 지지하고 보수주의가 싫은 사람은 자유주의를 지지하면 되는 것이다. 보수주의오 자유주의는 둘 다 자유민주주의 노선이다.
미국에도 진보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국 사람들의 경우 “나는 진보 세력이다”고 말하는 사람을 대부분 ‘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로 인식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보수주의=자유민주주의’ ‘진보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로 정치사상 프레임이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분명 우파의 나라이므로 보수주의(우익)와 자유주의(우익)로 구성된 정치사상 구조를 가져야 하는데, 자유주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진보주의를 집어넣은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선 보수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은 자유주의로 가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보수주의가 싫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진보주의, 즉 공산주의·사회주의 그룹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종북좌파 세력이 정치 프레임 교체로 희대의 장난질을 친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그 장난질이 먹혔다는 것, 전 국민이 그 장난질에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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