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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는 지금 나라가 좌·우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사상적으로 양분된 혼돈의 시기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 내 사상의 지도를 펼쳐 우익과 좌익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소모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대신 ‘대세(大勢·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反大勢·반대한민국 세력)’의 개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나아가 이로써 우리 앞에 놓인 나침반이 가리켜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좌파 정당들의 ‘反보수 대연합’
필자는 총선 6개월 전부터 ‘국민들 모르는 사이 공산화로 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소책자 배포 운동을 전개하면서 야권의 총선 전략을 치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총선 전략은 모든 좌파 정당을 연대·연합하는 것이었다. 이미 2012년 총선에서도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반(反)보수 대연합’의 기치를 내걸고 야권연대 전술을 펴서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야권연대 전술을 다시 펼 것으로 예상했었다.
야권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서서히 ‘학익진(鶴翼陣)’으로 불리는 연대·연합 전술의 전모를 드러냈다. 학익진이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한산도대첩에서 썼던 전법인데, 학의 양 날개처럼 전선을 배치하여 왜선들을 포위 공격해 궤멸시킨 것을 말한다.
총선 전략으로 학익진 전법 제시한 조국
2023년 11월3일 조국은 총선 전략으로 ‘학익진’ 전법을 제시했다. 실제로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서서히 각종 좌파 정당을 연합해 학의 양 날개처럼 전선을 구축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포위 공격했다.
필자는 야권 좌파 정당들이 ‘학익진’ 대형으로 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보면서 누누이 경고했다. “이번 야권의 총선 전략을 보면 목표가 단순히 총선 승리에만 있지 않다.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야권의 총선 전략의 의도와 위험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당시 우파의 국민은 대체로 “잘될 거야. 여론조사 결과도 좋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인기도 좋고…”라며 방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총선 한 달여를 앞두고 전세가 일거에 역전되고 만 것이다.
총선 패배의 근본 원인
총선 패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크게 다음 두 가지가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첫째는 대한민국 정치·여론의 주도권을 장악한 좌파 세력의 뛰어난 정치 공세·사상 공세 능력이다.
△둘째는 좌파 세력에 대항해야 할 우파 정당·우파 단체·우파 국민은 하나로 뭉치는 연대·연합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좌파의 전략 전술에 대해 무지하고 결과적으로 대응 능력마저 극히 부족하다.
종북 세력의 야권 주도권 장악
이번 총선에서 야권 진영의 가장 큰 특징은 진성종북 세력의 정치 주도권 장악이다. 진성종북 세력이란 종북 세력 중의 종북 세력,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경기동부연합 등 북한과 연계된 혁명적 종북 세력을 말한다. 옛 통합진보당(통진당) 세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진짜 위험한 진성종북 세력이 정치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사실이다.
첫째,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이 완벽히 부활했다.
이러한 진보당 부활에는 민주당이 큰 역할을 했다. 4.10 총선 1년 전 진보당은 민주당의 도움으로 처음으로 제도권 정당이 되었다. 2023년 4월 ‘전주을’ 보궐선거에서 진보당의 강성희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는데, 그 비결은 민주당 후보가 불출마해 준 것이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진보당이 3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는데, 이것도 민주당의 절대적 지원 덕분이었다. 지역구에서 의원 1명(울산 북구)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도 민주당과의 단일화 노력 덕분이었으며, 비례대표 2명도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더불어민주연합)에서 앞 순번으로 배정해 주었기 때문에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둘째, 진성종북 세력이 민주당마저 장악했다.
2020년 총선에서는 1980년대 종북 주사파인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이 민주당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면,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1990년대 종북 주사파인 한총련 세력과 경기동부연합(이석기 세력)을 중심으로 한 지하 혁명 세력이 민주당의 주도권을 장악한 것이다.
앞의 운동권 세력은 친문 세력이고, 뒤의 운동권 세력은 친명 세력이라 할 수 있다. 앞의 전대협 출신 주사파 세력을 자생 종북세력이라고 한다면 뒤의 한총련·경기동부연합 출신 주사파 세력은 간첩 종북 세력이라고 불린다. 후자가 간첩 종북세력이라고 불리는 것은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 공작기관과 깊은 연계를 갖고 종북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심회 간첩단(2006.10)·왕재산 간첩단(2011.8)·충북동지회 간첩단(2021.5) 등과 연루된 바 있다.
4.10 총선에 모습을 드러낸 수많은 좌파 정당
총선을 앞두고 많은 좌파 정당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조국의 조국혁신당·송영길의 소나무당·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이 총선용으로 만든 새진보연합·촛불 광장 세력이 만든 연합정치시민회의·녹색당과 정의당이 합당한 녹색정의당·이낙연 등의 새로운미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좌파 정당은 마치 준비된 각본에 따르듯이 연대·연합 과정을 거쳐 학익진 형태의 전선체를 구축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쪽 날개에는 진보당, 새진보연합(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연합정치시민회의(촛불 광장 투쟁 세력) 등이 있고, 다른 쪽 날개에는 조국혁신당, 송영길의 소나무당, 녹색정의당, 이낙연 등의 새로운미래 등이 포진한 것이다.
단일대오의 공통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
이러한 좌파 정당들은 각기 노선상의 차이가 있었지만 그물망을 펴서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단일대오’의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들의 공통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 공격이었다. 야권의 총선 전략은 ‘정권 심판론’이고 총선 이후 전개될 투쟁 방향은 ‘대통령 끌어내리기’였다.
우파세력은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세력과 친명세력간 갈등, 친문세력의 당 이탈 현상에 대해 ”좌파세력의 자충수“ 운운하며 사태를 관망하고 즐겼다. 그러나 좌파의 분열상은 내분이 아니라 작전상 전선재배치 중이었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것이다. 전선 재배치가 끝나자 바로 윤석열 정권을 집중공격하여 괴멸시킨 것이다.
야권의 2024년·2012년 총선 전략
필자는 오래전부터 2012년 총선에서의 야권 전략을 주목했다. 북한과 종북 세력은 2001년부터 2012년 대선에서 종북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나갔다. 특히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북한과 종북 세력은 선거 전략을 토의하며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다. 겉으로 보면 각자 부산하게 따로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조정하에 전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것이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2012년 대선 승리를 목표로 삼았고, 종북 정권 창출과 연방제 적화 통일을 지향했다. 2012년은 김일성이 태어난 지 100돌 되는 해로서 북한 수뇌부가 “수령님의 한평생 뜻인 적화통일을 이루어 드려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한 해이다.
북한은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중심 세력으로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을 주목했다고 본다. 북한은 종북 정권 창출을 이룰 수 있도록 2001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을 지원해 왔다.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이 민주노동당(민노당) 당권을 장악하도록 지원했고, 이석기의 민노당이 통진당으로 확장되고 민주당과 야권 연대를 이루는 데도 지원 공작을 했다.
그러면 2001년 ‘군자산의 약속’에서 구상한 대로 소수의 종북 세력(민노당 국회의원 5명, 당권파는 이석기 경기동부연합)이 2012년 대선에서 정권을 장악하게 하려는 기기묘묘한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그 이야기는 다음 회차에 계속하기로 한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 경북대 법과대 행정학과·동 대학원 졸업
△ 국가정보원 27년 근무(1990∼2016)
△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 17년(2000∼2016)
△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 (전)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책임연구위원
△ 자유수호포럼 공동대표
△ 주민자치법반대연대 대표
△ 한국자유총연맹 정책자문위원
△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교수
△ 주요 저서
‘분류한국사(성민사)’ ‘한국사(박영사)’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인영사)’ ‘6·25동란과 트로이목마(인영사)’ ‘교양분류한국사(인영사)’ ‘박정희 대통령 100대 치적(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종북세력과 위기의 대한민국(대추나무)’ ‘주민자치기본법, 공산화의 길목(대추나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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