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옥의 열사일침(烈士一鍼)] 타짜와 개수작 부리다 들통난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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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8-14 06:31:10

△ 멀리서 벗이 찾아왔다. 집사람은 정성껏 술상을 차렸다. 허물이 있으면 어떠랴! 김칫국물 얼룩진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를 신고 와도 괜찮았다.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냥 주고받는 것을 수작(酬酌)이라고 한다.

△ 도자기병 술은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술잔을 따를 때 짐작(斟酌)으로 조심조심 따른다. 귀한 손님을 대하거나 어려움을 부탁할 때 짐작은 효과가 있다.

△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미리 생각한다. 작정(酌定)을 하는 것이다. 작정은 ‘따르는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계획하거나 치밀한 작전이 필요할 때 작정은 큰 도움이 된다.

△ 술을 잘 못 마시는 벗도 찾아왔다. 벗의 주량을 헤아려 술을 적당히 따라 주는 것이 참작(參酌)이다. 법정에서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피고인의 정상을 참작해 작량감경(酌量減經)한다.

△ 날이 어둑해지자 고갯마루를 넘기 전 주막집에 걸터앉아 주안상을 더한다. 잔신부름으로 바쁜 주모 딸이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남정네들 사이를 다니는데 색기가 보통이 아니다. 연지분 향기를 풍기며 옆으로 지나가자 넉살 좋은 벗이 엉덩이를 툭치며 능청스럽게 말한다.

“어이! 작은 주모도 한잔 할랑가?” “아따! 허튼 수작 부리지 말고 술이나 마시시오.” 수작은 잔을 돌리며 ‘친해 보자’는 것인데 주모 딸은 “너하고 친할 생각 없다”고 무정하게 거절한다. 벗들과의 수작이 그녀에겐 개수작 부리는 것이었다.

140년 전 급진개화파 김옥균은 흥선대원군을 등에 업고 명성황후 일가족인 민씨 세력을 축출하지만 삼일천하에 그치고 만다. 고종은 정변 주동자 김옥균 일가를 독살·처형시키며 피바람을 일으킨다. 조선 몰락이 시작된 갑신정변이다. 백성을 돌보지 않는 고종과 명성황후의 치맛바람에 지친 동학농민군이 봉기하자 조선은 청나라와 일본의 전쟁터로 전락하고 500년 종묘사직은 몰락한다.

“대권을 이루려면 금강산 일만이천 봉마다 쌀 한 석과 무명 한 필씩을 바쳐야 한다.” 조선의 멸망은 진령군이란 처녀 무당이 명성황후를 세뇌시켜 저주의 굿판을 벌이며 개수작(酬酌)을 부린 후유증이였다.

▲ 종북좌파 최재영과 서울의소리는 거짓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타짜의 작업패를 받고 레이스한다. 수작에 수작을 부린 개수작이었다. 그들이 노린 것은 중국과의 외교를 비틀어 윤 대통령 탄핵 열차를 급가속시키는 개수작이었다. 필자 제공

2006년 9월 노무현은 영원한 벗 미국 조지 W 부시와 개울 건너 주막에서 술판을 벌였다. 술이 한 순배 돌자 노무현이 혀 꼬인 소리로 꼬장거린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미선이·효순이 사건으로 미군 철수 촛불시위가 억수로 거셉니데이.” 부시는 당황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주모 딸 콘돌리자 라이스가 거들었다.

“아따 노 선생은 서해 교전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애국 장병 이름은 하나도 모르면서 혈맹 간의 훈련 중 실수로 사망한 여중생의 이름은 어찌 알고 고땀시로 말한당가요? 그렇다면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미군 장병 4만 명은 알고 있당가요?”

이미 마을 여염집에서 종북좌파 건달패들과 거나하게 1차를 한 노무현이 주모에게 들이대듯 부시에게 수작부리다가 딸에게 톡톡히 망신만 당한 셈이다.

2021년 8월29일 타짜 박모 씨는 종로구 평창동 천공(天空) 제자 집에 들러 찻잔을 기울인다. 그리고 청나라 건륭제 옥새를 천공에게 건네자 천공은 그걸 대선후보 윤석열 부부에게 건넨다. 그리고 천공으로 하여금 윤석열의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쓰게 했는데 공교롭게도 윤석열이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러나 거짓말이었다. 타짜 박씨가 찻잔을 돌리며 수작을 부린 것이다.

그러나 종북좌파 최재영과 서울의소리는 거짓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타짜의 작업 패를 받고 레이스한다. 수작에 수작을 부린 개수작이었다.

“거짓 선동하라! 거짓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그 거짓을 입증하려면 엄청난 양의 증거 자료가 필요하다. 설령 들통나도 국민 머릿속에는 거짓이 진실로 받아들여진 뒤다.”

그들은 중국과의 외교를 비틀어 윤 대통령 탄핵 열차를 급가속시키려는 개수작을 부린 것이었다.

이준석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에 대들다가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서 쫓겨났다. 안철수는 작년 3.8 전당대회에서 윤핵관의 공격으로 낙선했다. 원외이던 나경원은 윤핵관의 연판장 돌리기 압박에 출마의 뜻을 접어야 했다. 한동훈이 63%로 승리했지만 7.23 국힘 전대에서 떠돌던 유언비어는 짐작과 참작으로 밑밥을 깐다.

그렇게 보니 윤석열·김건희·한동훈의 정치적 충돌은 140년 전 고종과 명성황후·김옥균 프로젝트의 2막처럼 보인다. 짐짓 오랜 벗처럼 둘러앉아 정겹게 수작을 나누지만 주량이 약한 친구에게는 작량감경할 것처럼 너스레를 떨다가 살벌한 역참작(逆參酌)으로 고꾸라뜨리고, 힘센 친구에겐 슬금슬금 짐작하며 뒤로 다가가 등에 비수를 꽂고, 작정하고 기본안주만 주문해 놓고 수면제를 타서 잠들면 바가지 술값을 독박 쓰게 하고 최고 대빵인 주모에게 수작부리다가 개수작으로 망신살만 뻗친다.

오호라 통재로다! 호국 영령들이 피로써 지킨 자유 대한민국이 갈기갈기 찢겨진다.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정치권력의 개수작은 백성이 고갯마루를 넘기도 전에 탈탈 털어 버리려는 작계(酌計)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