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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압록강 지역의 수해 상황이 매우 심각해 보인다. 북한의 보도에 따르면 7월27·28일까지 신의주와 의주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중국 단둥과 국경을 맞댄 신의주는 압록강의 최하류 지역으로 평소에도 밀물과 썰물 때문에 바닷물이 강으로 유입된다.
이번 폭우는 이미 압록강 상류 지역인 자강도에서부터 불어난 물이 하류로 흘러들었고, 만조 때와 겹치면서 신의주와 의주 지역은 그야말로 어디가 어딘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물에 잠겼다. 그런데 북한은 이 지역에서 김정은 진두지휘하에 헬기를 이용해 4000명의 주민을 구해 냈다고 선전한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서 단 한 명의 피해자도 없이 모두 안전하게 구출된 것은 김정은의 은덕이라며 대대적인 선전을 늘어놓았다. 김정은이 탄 차량이 반쯤 물에 잠긴 모습, 고무보트를 타고 직접 수해 현장에 들어간 모습 등 북한 방송은 연일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영도력’을 자랑한다. 심지어 헬기를 통해 구조된 북한 주민들의 인터뷰를 계속 방송하며 선전전을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수해현장에서 김정은은 정장 차림에 반짝거리는 구두를 신었고, 현송월을 보트에 태우는 등 수해 현장과는 전혀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 수천 명이 고립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단 한 명의 피해도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사전에 대피 방송이나 재난문자 등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북한에서 주민들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을 것이다. 신의주 지역은 중국 단둥과 접해 있기 때문에 소식과 물자가 가장 먼저 드나드는 곳이다. 이 지역의 민심이반은 필시 북한 정권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수해가 나기 전 촬영한 신의주 지역은 늘 주민들의 일하는 모습으로 분주했다. 수해 복구에 참여하라며 청년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하는 지금의 상황을 볼 때 당분간 이 지역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아무쪼록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사진 속에 담겼던 저 아이들이 제발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 본다. 어떤 경우에도 생명보다 우선하는 건 없다. 독재 정권하에서 신음하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주민들의 삶이 오늘도 압록강에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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