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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인간은 신의 창조물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했다고 나와 있는데 인간만은 특별히 당신의 형상을 따라 흙으로 빚었다고 했다.
흙에서 인간을 창조한 신의 능력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전해졌다. 신이 주신 ‘창조력’으로 인간은 예술 영역을 개척했다. 그중에서도 영화는 성경의 창세기를 떠올리게 한다.
‘인셉션’ ‘아바타’를 보면 영화에서는 못 만드는 세계가 없고 못 가는 곳이 없어 보인다. 그곳은 시나리오(언어) 안에서 진행되는 세계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우리 사는 세상도 저렇게 간단하게 말씀으로 만들어졌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시나리오에서 출발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을 완성하는 것은 배우다. 배우는 영화 안에서 자기를 닮은 또다른 존재를 빚어 가는 사람이다. 한 사람을 창조하는 일은 세상에 없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스타워즈 유니버스’ ‘범죄도시’를 창조하는 일만큼 대단한 일일 것이다.
어디 영화 속 세상만 그런가. 우리는 나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가. 고생 고생해 여기까지 왔지만 그럼에도 이게 끝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 미완이다. 미완이므로 얼마든 변형될 수 있다. 내부적 원인에 의해 혹은 외압에 의해.
어쩌면 우리는 조금씩 변형돼 끝내 이상한 존재로 삶을 마감하는 운명을 타고 났는지도 모른다.
영화 용어로 시퀄과 프리퀄이 있다. 시퀄(Sequel)은 계속된다는 의미로 전에 나왔던 영화의 속편을 뜻한다. 터미네이터2나 스파이더맨2가 대표적인 예다.
프리퀄(Prequel)은 영화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전’을 뜻하는 Pre와 속편을 의미하는 Sequel의 합성어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사건이 발생하게 된 내막을 다룬다. 유명한 프리퀄로 ‘스타워즈 에피소드’가 있다.
영화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아무리 가상의 인물이라도 일단 태어난 것은 생명을 갖게 되니 전이나 후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영화는 시퀄과 프리퀄을 확보해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이 한 편의 영화라면 내가 태어난 배경이 있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있고 내가 세상을 떠난 후 후대의 평가가 있을 것이다. 시퀄과 프리퀄은 피조물의 운명이다. 인생, 끝나도 끝이 아니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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