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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어 등 대부분의 언어에선 강 이름 ‘인더스’에서 유래한 발음으로 불린다. 고대 페르시아어를 차용한 고전 그리스어, 이것의 어원인 산스크리트어 ‘신두’(거대한 물)에서 점차 S와 H 발음이 소멸돼 힌두→인디아·인두·인도 등으로 정착했다.
1757년 영국 동인도회사 진출 당시 인도는 무굴제국이었다. 이는 칭기스칸의 후예가 1526년 건설해 영국의 직접 통치하에 들어가기까지 330년간 존속한 몽골·튀르크계 이슬람 왕조로, 무굴·모굴·무갈 모두 ‘몽골’의 표기 차이일 뿐이다. 전성기 때엔 남쪽 일부를 제외한 인도 아(亞)대륙 전체와 현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지배했으며, 그 안에서 유일신교(이슬람)와 다신교(힌두교)가 혼재한 채 무수한 토후국이 느슨하게 엮여 있었다. 힌두교 재해석에서 출발한 불교는 오늘날 신도 수가 인구의 1% 미만이다.
이슬람 건축의 걸작인 타지마할 등을 탄생시킨 무굴제국이지만 현대 인도인에게 통합된 정체성의 근거가 되진 못한다. 이 복잡다단한 문화권이 1947년 인도공화국으로 거듭나게 한 결정적 공감대는 식민지 체험이었다고 보는 게 맞다. 현재 인도엔 세계 최대 인구와 알파벳도 제각각인 여러 언어(헌법상 공용어만 22개)가 있다. 현지 관광청 대표 문구 ‘Incredible India’처럼 그야말로 믿기 힘들 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닌 나라다.
근년엔 전설 속 황제 바라타의 후손을 가리키는 ‘바라트’가 인도를 대신한 국명으로 강조된다. 현 집권당 인도인민당(BJP) 이름에도 들어가 있는 ‘바라트’는 작년 9월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 때 드라우파디 무르무 대통령 명의의 만찬 초대장에, G20 첫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 좌석의 명패에 등장해 논란을 불렀다. 힌두트바(힌두민족주의)적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총 인구의 40%와 약 80%를 차지하는 힌디어·힌두교 외 나머지 세력이 반발한 것이다.
힌두트바 주도의 국민통합 시도는 개발주의 시대의 한 측면일 수 있다. 힌두트바에 기반한 문화적 자부심도 어마어마하다. 지난 20~30년간 캘커타·붐베이·비나레스 등 영어풍 도시명 역시 현지인들 본래 발음인 꼴까따·뭄바이·바라나시 등으로 공식 개명된 가운데, 최근 피해의식 중심의 역사 해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영국과의 오랜 우호관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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