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우리는 핵무장보다 사상 무장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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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 안보에는 핵무장보다 공화주의 사상 무장이 더 중요
내부의 적 그대로 두고 핵무기 보유 주장부터 하는 것은 무책임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7-09 06:31:30

우리는 최근 방위산업체들이 독자 개발했다는 신무기 발표 보도를 자주 접한다. 6·25전쟁 당시 북·중·소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침략 때 북한군의 소련(러시아)제 탱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국가안보가 견실해진 듯해 뿌듯하다.

그런데 그런 자랑스러운 보도를 본 몇 달 후 우리가 독자 개발했다는 무기와 유사한 무기들이 생산되는 곳을 김정은이 시찰하는 장면을 북한 TV를 통해 보게 된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국방부나 업체 등에 문의하면 북한이나 제3국 해커들에게 “해킹을 당했다”고 말한다.

“북한이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를 개발해 시험 비행에 나섰다. 북한은 27일 노동신문을 통해 ‘무장 장비 전시회-2023′ 행사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미국의 글로벌호크 및 MQ-9 리퍼와 동체 모양이 흡사한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등장한다.”(조선일보 2023.7.27.)

고도의 군사기술이 담겨 있어 미 국방부가 동맹국에도 수출하려 하지 않아 어렵게 도입한 전략 군사 장비의 설계도까지 북한은 어떻게 ‘해킹’했을까? 우리 정부 등이 당했다는 ‘해킹’ 사건은 과연 ‘해킹’을 당한 걸까 아니면 정부나 산업체에 똬리 튼 친북 인사가 유출한 후 ‘해킹’당한 걸로 위장하는 것일까.

2018년 판문점 회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적의 수괴 김정은에게 전달한 USB의 내용을 밝히라는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재판부는 “국가기밀이 담겨 있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어 공개할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최근 기각했다. 대통령도 국가기밀을 적에게 넘기는데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요즘 독자 핵무장 주장을 자주 듣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과거처럼 김정은과 회담하거나 미군 철수를 다시 거론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보수 시민단체뿐 아니라 정치권 일각에서도 차제에 미국과 협의하여 독자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주변국들은 모두 핵무장을 했다. 전체주의 전제정과 자유주의 공화정은 양립할 수 없는 정치경제 체제다. 우리 주변국들이 인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공화국으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언제든 우리 체제를 위협하는 적국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가치와 체제를 지키고 번영하려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독자 핵무장은 다음 두 가지 문제에 답할 수 있어야 추진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독자 핵무기와 핵기술을 ‘해킹’ 등으로 적에게 뺏기지 않을 대책이 있는가.

둘째, 독자 핵무장을 하려면 일시적인 국제적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인데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그런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는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많은 국가들은 선진국을 따라 자유주의 공화국을 건국했지만 국민뿐 아니라 공직자들도 자유주의 공화정이 보장하는 자유는 누리지만 책임은 지려 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부패했고 국민은 공산 세력의 선전선동에 넘어갔다. 그래서 중국이나 베트남·중남미 여러 나라의 공산 세력은 게릴라를 조직해 정부군과 싸울 수 있었다. 이때 서구 좌파 지식계급들은 세계 사회주의 혁명이 가까워졌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놨다.

그 결과 어찌 되었나. 내전에서 승리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모든 나라에서 공산 세력은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구축해 인민을 착취하고 인권을 짓밟았다. 20세기에 등장한 사회주의 국가들은 20세기가 끝나기 전에 전부 망했다.

그럼에도 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대학을 지배했던 주사파 운동권들은 지금도 근본적 반성이 없다. 당시 주사파 세례를 받았던 많은 사람이 여전히 공직이나 언론계·산업체 등에 포진해 있다. 정신적으로 주사파나 숭중(崇中) 사회주의에 종속되거나 적에게 매수된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이 있는 한 정부 기관을 통해 국가 기밀과 국민의 개인정보가 ‘해킹’당하는 사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핵무장에 나선다면 상당한 기술 수준의 무기로 무장을 해야 할 것인데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한국에 판매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적국이 유사한 무기를 만들었다면 동맹국들이 고급 기술을 넘기려 할까.

민주공화국의 국가안보는 국민 각자가 자신이 누리는 자유만큼 책임 또한 지려고 해야 지켜진다. 국민 스스로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배반한 내부의 적들과 당당히 싸우려 하지 않고 핵무기 가지자는 주장부터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민주공화국의 안보에는 핵무장보다 공화주의 사상 무장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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