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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희대의 독재자 북한 김정은의 평양 만남이 막을 내렸다. 각각 돈과 무기가 필요한 두 독재자의 만남은 악마의 거래라고 하는 게 합당할 것이다. 전시에 러시아가 자동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조항을 보면 한반도에 또 한 번의 전쟁이라는 먹구름이 다가오는 건 아닐지 염려스럽다.
북한 주민은 하루 한 끼를 걱정하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친다. 그런데도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인민을 노예처럼 부리는 김정은의 폭정은 그칠 줄을 모른다. 이번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정상회담 당일 열린 평양에서의 환영 행사다. 수천 명의 주민이 김일성광장에 모여 “푸틴”을 외쳐댔다. 주목되는 은 바로 김정은과 푸틴의 사열장 앞에 선 어린아이들이었다.
이날 평양의 낮기온은 공식적으로 33℃를 웃돌았다. 김정은과 푸틴이 차담을 나누는 동안 “오늘 날씨가 너무 무더워 예정된 야외 일정을 실내로 변경했다”는 김정은의 발언이 그대로 방송되었다. 자신은 더워서 단 몇 분의 야외행사도 취소하는데, 어린아이들을 그늘 하나 없는 광장에 세워 놓고 환영대회를 연 것이다.
더위에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고, 성인들조차 팔을 높이 들고 흔드는 행동에 지쳐 보였다. 러시아 기자가 촬영한 이번 영상은 분명 김정은과 푸틴이 주인공이 아닌 행사장에 동원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김정은의 아동학대 현장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고 온 세계에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21세기를 살아가며 어떻게 사람들을 저토록 노예처럼 만들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푸틴의 이번 평양 방문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해야 할까. 김정은이 북한 주민을 어떻게 동원하는지, 어떻게 사상 교육을 시키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아이들을 보며 북·중 국경에서 촬영한 북녘 아이들이 떠올랐다. 산발처럼 풀어헤친 머리카락에 다 떨어진 옷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은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았다. 압록강에서 물을 담아가는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은 밭일을 돕기 위한 일손에 지나지 않았다.
어디를 둘러봐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도 인민의 낙원이라고 외쳐댄다면 그건 인권을 말살하는 범죄자의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열병식장에서 아이들을 향해 웃음 짓던 김정은의 잔인함이 아이들의 표정에 겹쳐진다. 언제가 되어야 저 독재의 광기를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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